[제주MBC 시사진단]해군 공식 밝혀…해묵은 4년 논란 '이젠 매듭짓자'贊, '6자 포럼' 제안…反 "정부가 먼저 '평화의 섬' 플랜 입장 밝혀야"

▲ 해군기지 논쟁에 '블루오션' 개념이 등장하면서 그 개념을 둘러싼 치열한 논리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해군측이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재표명했다.

또 제주도민들에게 보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논의의 장을 마련, 설득하며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4년 동안 이어졌던 해묵은 논쟁이 조만간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6시 50분부터 '해군기지 건설,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90분 동안 진행된 제주MBC 시사진단 특집 생방송에서 해군측은 화순항 해군기지 건립을 위해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를 거쳐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평화의 섬'…해군기지, 득이냐 실이냐

"그간의 논리와 방식 넘어선 새로운 '블루오션' 논리와 해법 개발해야"

김경호 제주대 교수(언론홍보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해군기지 찬성 토론자로는 해군측 김동문 제주해군기지추진기획단장과 김진호 제주대 교수가 나서서 경제효과와 국가시책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반대 패널로는 양길현 제주대 평화연구소장(제주대 교수)과 고유기 제주도군사기지반대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 나와 경제효과에 대한 논리의 허구성과 밀실추진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며 맞대응을 펼쳤다.

▲ 2일 밤 90분 동안 특집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주MBC 시사진단. 차후 해군기지 건립을 둘러싸고 뜨거운 쟁점을 예고했다.
김동문 단장...해군기지 '혐오시설 아닌 관공서의 집단시설'...'블루오션' 사업

▲ 김동문 단장
이날 김 단장은 "해군기지는 혐오시설이 아니다. 관공서의 집단시설로 인식하면 된다"며 "안보는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며, 전쟁의 역사에서 해군함장이 만나 화해를 할 정도로 해군만큼 효과적인 상호 협력의 수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군기지 유치를 대안경제를 풀어가는 새로운 방편으로 삼고,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블루오션'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최근까지 '부산 작전기지'가 건설됐는데 지역민에게 얼만큼 경제적 효과를 일으키고, 어떻게 평가를 받고 있는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단장은 "앞으로 도민.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논의할 준비가 됐다"며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해군기지 건설 추진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진호 교수...'유엔평화유지활동의 전초기지...지속가능한 평화 유지 가능'

▲ 김진호 제주대 교수
김진호 교수도 "평화는 균형과 질서의 문제"라며 "평화와 안보는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는 논리로 설명했다.

그는 "안보는 산소와 같아 평상시에는 모른다. 전쟁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 전시와 평시는 늘 맞물려 있다"며 "해군기지가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주민투표와 법적 논쟁으로 가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며 따라서 제주해군기지 건립 추진을 위한 6자 포럼 거버넌스를 제안했다.

그는 "해군과 도민, 국방부,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 환경단체 등 6자가 모두 나와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를 거치자"며 "제주프로젝트를 풀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양길현 교수...'이지스함 유치할 정도로 안보 취약한가?...'평화항' 등 새로운 발상 전환 필요

▲ 양길현 제주대 교수
이에대해 양길현 교수는 "안보와 평화의 갈등을 얼마나 최소화 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현재의 해군기지 계획을 보면 이지스함 체계라는 전진기지로 만드는 것인 만큼 결코 공감할 수 없다"며 전략적 의도를 따졌다.

이어 "21세기 현 시점에서 화순항에 이지스함을 유치해야 할 정도로 안보가 취약한가"라고 되묻고는 "'평화항' 같은 논의와 발상의 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3년 동안 당초 '보안항구' 개념에서 새롭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애초 해군기지건립추진기획단을 만들 때 찬반 인사를 모두 참여시켜 기존의 방식과 논리를 넘어선 새로운 '블루오션' 논리를 개발했어야 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고유기 위원장...'국책사업 아니...정부 '평화의 섬' 마스터플랜 밝혀야'-선총론, 후각론 제안

▲ 고유기 위원장
고유기 위원장은 "군사력만 안보의 개념은 아니다. 국방은 안보의 한 개념일 뿐"이라며 "국민 여론도 물가안정, 정치안정 등을 우선순위로 꼽았고 '국방력 증강'은 전체 순위에서 26위로 꼽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해군기지의 추진 의도를 따졌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해군 산업으로 인해 다른 대안산업의 발굴을 제약당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라며 "유일한 건설경기 효과 역시 도내 토종 업체의 참여도 규모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테스크포스(T/F)와 관련, "먼저, 과연 '해군기지가 국책사업인가'라는 의심이 든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논의 절차를 보장하는 체제로서의 T/F라면 납득할 수 있지만 사실상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또 "정부가 먼저 '평화의 섬' 플랜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혀 줘야 한다"며 "해군기지 건립을 논의하기에 앞서 반드시 그러한 절차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선 총론, 후 각론의 논의 방식을 제안했다.

국책사업 아니다 vs 이미 찬성한 사안....방청객도 찬반 극명하게 엇갈려

이날 반대쪽 방청객으로 나온 안덕면 반대대책위원회 오정훈씨는 "평택, 동래, 부산을 두번이나 찾았지만 주민들이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다는 대답은 단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며 "국회의 동의도 없고, 대통령 재가를 받은 바도 없는 해군기지는 국책사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찬성쪽인 제주해군기지범도민유치위원회 회장 고상문씨는 "해군기지의 유치는 이미 80~90%의 도민이 동의했다. 그리고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세 후보가 모두 조건부 찬성을 했다"며 "해묶은 논쟁은 접고, 해군기지 유치 후 어떻게 가야할 지에 대해 고민하는게 필요하다"고 찬성 논리를 폈다.

4년째 맞는 해군기지 논란 어떻게 흘러왔나?

2002년 6월 29일 해양수산부의 화순항 기본계획에서 '보안항구' 논리로 표면화된 화순항 해군기지 논란은 지역주민의 대규모 반대투쟁으로 유보됐다. 이어 지난해 3월 해군측의 해군기지 건설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논란이 점화됐다.

하지만 지난해 김태환 도지사는 행정구조개편 주민투표를 앞둔 2005년 6월 7일 행정구조개편과 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이 마무리 되는 2006년  6월말까지 논의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에따라 5.31 지방선거때까지 논란을 잠시 유보해 둔 해군기지 이슈는 최근 해군측의 남원읍 위미항 후보지 발표로 지역간 묘한 갈등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해군과 방위사업청이 화순, 위미 중 후보지를 결정하겠다 밝히면서 논란은 재촉발됐다.

▲ 반대-"해군기지, 국책사업 아니다"  VS  찬성-"국가 프로젝트"

김진호=해군기지는 김영삼 정부때 결정이 난 것으로 알려있다. 국가 프로젝트는 10년, 20년 등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프로젝트임을 감안해야 한다.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한다. '평화의 섬'을 선언만 해놓고 실천사업을 미약하다. 해군기지 유치는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해군기지가 필요하다.
 
고유기 위원장=강창일 의원이 윤광웅 국방부 장관 국감 질의 결과 '국책사업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업급했다. 군사력이 안보의 모든 개념은 아니다. 국방은 안보의 한 개념일 뿐이다. 국민들도 물가안정, 정치안정 등을 우선순위로 꼽았고 '국방력 증강'은 전체 순위에서 26위로 꼽고 있다.

김진호 교수=제주도는 한반도의 부속영토이며 정부에서 전략적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중앙정부에게 요구할 것을 찾아야 한다. 물론 경제적으로 기여를 할 것이다. 그리고 평화는 균형과 질서의 문제다. 평화와 안보는 별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안보는 산소와 같아 평상시에는 모른다. 전쟁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 전시와 평시는 늘 맞물려 있다.

 ▲ 반 "해군산업으로 다른 대안산업 발굴 큰 저해" vs 찬 "유엔평화유지활동 전초기지 가능"

양길현=해군기지의 건립은 독특한 각오를 요구하고 있다. 안보와 평화의 갈등을 얼마나 최소화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현재의 해군기지 계획은 이지스함 체계라는 전진기지로 만드는 것이다. 공감할 수 없다. 가령 눈앞에 돈벌이에 연연해서 앞으로 몇백년 천년을 가야하는 제주의 미래를 재단할 수 없다. 차라지 평화의 섬을 반납하고 다른 지역과 똑 같이 살자고 하는게 낫지 않느냐.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까지는 반대하는 않는다. 하지만 21세기 현 시점에서 화순항에 이지스함을 유치해야 할 정도로 안보가 취약한가. '평화항' 같은 논의로 발상의 전환을 모색할 때다.

고유기=가장 큰 문제는 해군 산업으로 인해 다른 대안산업의 발굴을 제약당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유일한 건설경기 효과가 예상되지만 도내 토종 업체가 영세해 그 마져 한계에 이를 수 있다. 분명히 국책사업이 아니다.

김진호=새만금매립사업 등도 국회가 동의하지 않아도 국책사업으로 가고 있다.

▲ 찬 "군사시설보호법 저촉받지 않는다 VS 반 "거짓말, 평택 처럼 차후 저촉 받는 사례 있어"

김동문 단장=국방의 문제는 국가가 추진해야 한다.해군기지가 들어와도 군사시설보호법에 저촉을 받지 않는다. 정 의심스럽다면 해군과 도민이 합의각서를 작성해서 법적 효력을 갖게 할 수 있다. 왜곡되어 전달됐다. 해군기지 유치를 대안경제를 풀어가는 새로운 방편으로 삼고, 충분히 머리를 맞대고 연구할 수 있다.

고유기 위원장=평택의 경우로 볼 때 군사보호구역으로 저촉받지 않는다고 했지만 차후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하면 그만이다. 분명히 밝혀야 한다.

▲  반대 여론이 높은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김동문=앞으로 반대의견에 귀 기울이겠다. 일부 지역주민들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알리기' 홍보를 통해 찬성 여론으로 끌고 가겠다. 투명하고 공개하자는 논의구조는 해군도 환영한다. 투명한 공개 논의의 자리를 갖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설계 공모라도 해서 외부 논의를 끌어들일 수 있다. 계획을 수정하는 일이 있더라도 환경과 경제를 고려해 얼마든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김진호=주민투표까지 가지 않는게 좋다. 대화와 토론으로 관용과 이해를 필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주민투표나 법적 논의로 가는 것은 반대다.

▲ 찬성 여론이 높은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양길현='보안항구'에서 새로운 것이 없다. 만약 '블루오션' 사업으로 여기고 싶다면, 애초 기획단을 구성할 때 찬반 인사를 모두 참여시켜 기존의 방식과 논리를 넘어선 '블루오션'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당초 반대여론이 많았지만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 때문인지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아무런 군사기지라도 좋다'는 여론이 늘고 있는 것 같다.

고유기=합리적이고 공정한 절차 끝에 도출이 된다면 어떤 결정이든지 따라야 할 것이다. 대부분 개인적 인맥과 연줄 등을 통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 '주민 설득사항이다', '추진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 '관광미항이다' 등 해군의 답변이 제각각 틀려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 해군기지 테스크포스(T/F)에 대한 논란이 많다...윈-윈전략은 없나?

김진호=주민투표와 법적 논쟁은 반대다. 따라서 제주해군기지 건립에 따른 6자 포럼 거버넌스를 제안한다. 해군과 도민, 국방부, 청와대, 국가안보회의(NSC), 환경단체 등 6자가 나와 투명하게 공개적인 논의를 거치자. 제주프로젝트를 풀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고유기=먼저, 과연 '해군기지가 국책사업인가'라는 의심이 든다. 공정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논의 절차를 보장하는 체제로서의 T/F라면 주목할 수 있다. 사실 그랬다면 사실 T/F라고 부르지도 않을 것이다. '평화의 섬' 플랜에 대해 정부가 정확한 입장을 밝혀 줘야 한다. 사전에 그러한 절차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며 또한 필요하다.

양길현=다른 각오와 봉사정신을 요구하는 것 같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제대로된 '블루오션'의 논리와 개념을 개발해야 한다.

김동문=앞으로 후보지 선정 지역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 지역주민들과 논의를 거쳐 '평화의 섬'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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