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미술관 공원.거리 일대...이중섭 원화 감상 '특별전'

▲ 이중섭의 상징 '황소'와 '기념비' 사이에 그가 즐겨 그렸던 범섬이 보인다.
제주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추사 김정희(1786~1856 )가 세상을 뜬지 꼭 100년만에 제주에서 불꽃같은 삶을 불태웠던 천재화가 이중섭(1916~56)이 불멸의 예술혼을 남긴 채 스러져 갔다.

이 둘은 5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당대에 시대가 알아주지 않았던 천재였던 점, 그리고 한 사람은 유배로, 다른 사람은 피난으로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 이중섭 미술관 입구

또 추사체를 완성한 김정희와 이중섭 모두 불후의 명작을 제주에서 완성했다.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던 추사와 달리 이중섭의 죽음을 그의 아내가 지켜보지 못했지만 둘 모두 아내를 끔찍히 사랑했다.

그리고 이 둘은 사후에 후대에 의해 평가를 받고 있다.

불꽃같은 화업(畵業) 인생을 접고 훌훌 떠나갔던 이중섭이 51년이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6일부터 9일까지 서귀포시 주최, 한국예총 서귀포지부(지부장 이연심) 주관으로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10회 이중섭 예술제.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첫날 오후 2시에 예정된 개막식을 열지 못했지만 이중섭을 아끼는 마음과 그의 예술혼을 만나려는 이들의 행렬이 잇따랐다.

이날 서귀포시민회관으로 자리를 옮긴 학생미술실기대회와 문학백일장에는 유치부를 비롯해 초중고생 600여명이 참석해 가득 메웠다.

▲ 6일 비날씨로 인해 서귀포시민회관에서 열린 미술실기대회와 백일장에는 유치부를 비롯해 초.중.고생 600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6일 오후 4시부터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린 ‘2007 이중섭과 서귀포’ 세미나에는 도내외 인사 150여명이 참석해 '이중섭 예술과 유토피아 인식'(오광수 미술평론가. 이중섭미술관 명예관장)과 '이중섭평가에 대한 연구'(조은정 미술평론가)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그의 예술혼을 되새겼다.

서귀포시와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한국예총 서귀포지부가 주관하는 이날 세미나에서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이중섭은 전쟁으로 인해 피폐화된 인간들의 마음에 평화와 영생을 꿈꾸게 하는 자신의 독특한 주제를 구현시켰다"며 "한때의 단란한 가족과의 재회를 꿈꾸는 수많은 염원을 화폭에 새겨 넣었다"고 분석했다.

7일 오후 6시부터 서귀포 시가지에서는 거리공연과 시민한마당 잔치가 펼쳐진다. 8일 오후 6시부터 미술관 공원 일대에서 시낭송과 춤사위, 앙상블 공연과 민요경창이 이어진다.

또 8일까지 이어지는 ‘역사문화대학’ 제주도 탐방에서는 전문가의 안내를 통해 이중섭거리와 미술관 등을 둘러보며 이중섭과 서귀포와의 기억속으로 찾아간다.

   
 
 

특히 이번 예술제에서는 ‘추억 속에 다시 그리는 서귀포의 꿈’을 주제로 이중섭 미술관에서 이중섭 화가의 원화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는 10월31일까지 2007 특별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이중섭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9점을 비롯해 가나갤러리를 통해 대여 받은 ‘새와 아이들’ ‘싸우는 소’ 등 11점 등 모두 20점의 원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예술제 마지막날인 9일에는 미술관 공원에서 백일장 및 미술실기대회 시상식이 열리며, 이어 시와 춤, 음악과 국악이 어우러지는 제주민요 공연 등으로 어우러진 축하공연으로 나흘간 예술제의 막을 내린다.

1951년 어지러운 시대, 전쟁을 피해 서귀포에 잠시 머물르며 ‘서귀포의 환상’ ‘섶섬이 있는 풍경’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기며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보냈던 이중섭.

어느덧 51년이란 세월을 거슬러 만나는 화가 이중섭의 삶과 예술은 불쑥 찾아온 가을 날씨 만큼이나 신선하고 풍요로운 문기(文氣)를 전해주는데 손색이 없을 듯 하다.

   
 
 
▲ 이중섭이 1년 남짓 살던 초가에는 지금도 "내가 눈감기 전에는 집을 뜯지 못한다"며 터를 지켜온 김순복 할머니가 살고 있다.
▲ 이중섭이 살던 초가 너머로 이중섭미술관이 보인다
▲ 이중섭의 사슴 엽서화
▲ 가족을 그린 이중섭의 '은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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