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국 골프장 영업이익률 19.7%↑...제주는 29.4%↓
과잉공급으로 장사 할수록 ‘손해’...3년연속 적자폭 ‘확대’

1년 사이에 10개가 불어나 이제는 26개가 영업중인 제주지역 골프장이 공급과잉으로 적자폭이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20% 가까이 상승했으나 유독 제주만은 30%가까이 하락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제주는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표한 ‘2007년 골프장 업체들의 경영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1개 회원제 골프장 운영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이 19.7%로 2006년보다 1.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영업이익률은 2002년 27.0%, 2003년 26.6%, 2004년 24.8%, 2005년 22.0%, 2006년 18.0%다.

2004년을 정점으로 하락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부터 다시 높아진 것은 세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이용객수 증가와 입장료 인상 등으로 매출액이 4.9%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역별 영업이익률을 보면, 영남권이 21.3%로 가장 높았고 2006년보다 4.3%p 상승했다. 충청권 골프장들의 영업이익률도 2007년 20.9%로 전년보다 3.4% p 상승했는데, 이는 수도권 골프장 공급 부족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공급과잉상태에 있는 제주권의 영업이익률이 29.4% 적자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03년에 11.4%로 정점을 찍은 후 2004년에는 3.0%로 급감하더니, 2005년에는 -11.0%로 적자로 전환해, 2006년에는 -23.0%, 그리고 작년에는 - 29.4%로 적자 폭을 계속 확대 시켰다. 제주지역 골프장이 적자로 전환된 것은 골프장 증설시점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골프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요보다는 공급이 훨씬 많아 과잉공급에 따른 영업손실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의 모든 골프장이 영업이익을 늘리거나 현상 유지하는 상황에서 제주지역 골프장만은 장사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앞으로 중과세율과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50개 이상의 골프장이 개장하면서 지방 골프장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수익성 하락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천범 소장은 특히 제주지역 골프산업에 대해서는 “희망이 없다”는 말로 심각성을 드러냈다.

서 소장은 “제주는 근본적으로 골프장이 과잉공급 상태에 있다”며 “일부 골프장에서 카트피를 낮추고 항공좌석이 늘어나면 수도권에 비해 제주가 어느 정도 메리트가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지금과 같은 골프장 증설 추세가 계속된다면 제주 골프산업의 앞날은 시커멓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제주골프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카트피를 낮추고 캐디도 셀프로 하게 한다면 수도권 골프장에 비해 10만원 이상 비용이 저렴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근처럼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 골프관광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제주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 소장은 제주골프장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26개 골프장만으로도 골프 수요 등을 감안할 때 2010년까지는 지금의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지금의 상황이 아니라 골프장이 계속 해서 늘어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소 소장은 “제주에 골프장이 더 늘어나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지금처럼 골프장이 계속 늘어나면 모든 골프장이 공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게 된다”며 “제주도 당국도 사업자가 원하는 것을 거부할 방법은 없지만 적정수준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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