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책읽기 운동 '제주대, 릴레이 책읽기' 스타트
'원시티원북' 선정 도서 저자 오성찬 작가 특강
“기회가 더 된다면 아직 다하지 못한 마을들을 책으로 묶는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나비를 잡아서 책 갈피에 끼워 표본 만들듯 마을 하나를 표본 만드는 작업과 비슷하다”
서귀포시 출신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오성찬(71) 작가는 ‘제주대학교, 책읽기 릴레이’ 선포식에서 짧지만 울림있는 특강을 펼쳤다.
3년 전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거동이 불편한데다 시력이 극히 나빠 눈앞을 분간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그를 위해 마련한 의자를 마다하고 꼿꼿이 선 채로 강연을 펼쳐 감동을 더했다.
2011 서귀포시민의책 ‘원시티원북(One City One Book)’에 오 작가의 석주명 나비 박사 실명소설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가 선정됐다.
오 작가는 10여년 동안 제주의 마을들을 다룬 책 20권을 내왔다. 그는 “이것은 일종의 나비를 잡아서 책 갈피에 끼워 표본 만들듯 마을 하나를 표본 만드는 작업과 비슷하다. 이것이 표본이 잘 된다면 상당히 오랜기간 하나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직 다하지 못한 마을들을 책으로 묶을 생각”이라며 “이 작업을 얼마나 더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자리서 기회만 된다면 그 작업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했다.
오 작가는 ‘제주어’에 대해서도 “제주어는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30년이 넘게 이 말을 써 오고 있다”며 “제주어는 상당히 투박하면서도 씹으면 씹을 수록 맛있는 음식처럼 제주어는 그런 맛이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제주어는 제주도가 흘러온 역사 만큼이나 여기 저기 부딪히며 상처가 많이 났다. 고려시대 조선시대에는 제주어가 형편없는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일제 이후로는 표준어에 눌렸다. 나 역시 어렸을 때 학교에서 사투리를 쓰지말고 표준어만 쓰라고 명령을 받은 적 있다”면서 “이런 역경 속에서도 제주어가 꿋꿋하게 전해오는 것은 그만큼 말에 정감이 있고 제주사람들이 제주어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을 향해서도 “국어 연구하는 학과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뿌리를 파서 제주어를 세계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언어로 정착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 계기가 돼서 제주어를 보다 발전시키고 아름답게 가꾸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날 제주대학교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서귀포시 시민의책 릴레이 읽기 운동’이 시작됐다. 서른권의 서귀포시 시민의책이 선포됐으며 대표도서인 오 작가의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가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김학준 서귀포시민책읽기위원회 위원장은 “책읽기가 일제시대엔 독립운동이었고 70~80년대엔 민주화운동이었다. 21세기 지금은 세상을 바꾸자는 ‘혁명운동’”이라며 “제주도의 운명은 제주대학교에 달려 있는 만큼 서귀포시, 대한민국이 달라는 것도 여러분들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를 이어 읽을만한 좋은 책을 골라보자고 해서 서귀포시 출신 작가인 오성찬 선생의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를 선정했다”며 “이책을 읽은 후 다시 지인들에게 권하는 릴레이를 끊임없이 벌여나가며 서귀포시를 조금식 바꿔나가자”고 말했다.
5월경에는 오성찬 작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