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책읽기 운동 '제주대, 릴레이 책읽기' 스타트
'원시티원북' 선정 도서 저자 오성찬 작가 특강

▲ 오성찬 작가.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기회가 더 된다면 아직 다하지 못한 마을들을 책으로 묶는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나비를 잡아서 책 갈피에 끼워 표본 만들듯 마을 하나를 표본 만드는 작업과 비슷하다”

서귀포시 출신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오성찬(71) 작가는 ‘제주대학교, 책읽기 릴레이’ 선포식에서 짧지만 울림있는 특강을 펼쳤다.

3년 전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거동이 불편한데다 시력이 극히 나빠 눈앞을 분간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그를 위해 마련한 의자를 마다하고 꼿꼿이 선 채로 강연을 펼쳐 감동을 더했다.

2011 서귀포시민의책 ‘원시티원북(One City One Book)’에 오 작가의 석주명 나비 박사 실명소설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가 선정됐다.

오 작가는 10여년 동안 제주의 마을들을 다룬 책 20권을 내왔다. 그는 “이것은 일종의 나비를 잡아서 책 갈피에 끼워 표본 만들듯 마을 하나를 표본 만드는 작업과 비슷하다. 이것이 표본이 잘 된다면 상당히 오랜기간 하나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그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직 다하지 못한 마을들을 책으로 묶을 생각”이라며 “이 작업을 얼마나 더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자리서 기회만 된다면 그 작업 계속하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했다.

오 작가는 ‘제주어’에 대해서도 “제주어는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30년이 넘게 이 말을 써 오고 있다”며 “제주어는 상당히 투박하면서도 씹으면 씹을 수록 맛있는 음식처럼 제주어는 그런 맛이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제주어는 제주도가 흘러온 역사 만큼이나 여기 저기 부딪히며 상처가 많이 났다. 고려시대 조선시대에는 제주어가 형편없는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일제 이후로는 표준어에 눌렸다. 나 역시 어렸을 때 학교에서 사투리를 쓰지말고 표준어만 쓰라고 명령을 받은 적 있다”면서 “이런 역경 속에서도 제주어가 꿋꿋하게 전해오는 것은 그만큼 말에 정감이 있고 제주사람들이 제주어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을 향해서도 “국어 연구하는 학과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뿌리를 파서 제주어를 세계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언어로 정착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이 계기가 돼서 제주어를 보다 발전시키고 아름답게 가꾸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 김창후 서귀포시장이 제주대학교 교직원에게 '서귀포시민의 책' 대표도서로 선정된 오성찬 작가의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를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김학준 서귀포시민책읽기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이날 제주대학교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서귀포시 시민의책 릴레이 읽기 운동’이 시작됐다. 서른권의 서귀포시 시민의책이 선포됐으며 대표도서인 오 작가의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가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김학준 서귀포시민책읽기위원회 위원장은 “책읽기가 일제시대엔 독립운동이었고 70~80년대엔 민주화운동이었다. 21세기 지금은 세상을 바꾸자는 ‘혁명운동’”이라며 “제주도의 운명은 제주대학교에 달려 있는 만큼 서귀포시, 대한민국이 달라는 것도 여러분들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를 이어 읽을만한 좋은 책을 골라보자고 해서 서귀포시 출신 작가인 오성찬 선생의 ‘나비와 함께 날아가다’를 선정했다”며 “이책을 읽은 후 다시 지인들에게 권하는 릴레이를 끊임없이 벌여나가며 서귀포시를 조금식 바꿔나가자”고 말했다.

5월경에는 오성찬 작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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