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자활후견기관, 조천읍 고두오씨 집 시작으로 연말까지 100가구 집수리 지원
기억처럼 아득하게/ 마을을 벗어난 노인의 집// 집 한 채를 거뜬히 지탱하던 낡은 벽지/ 사방연속무늬 기억을 걷어내자/ 뼈뿐인 마른 가슴 빈 젖을 내민다// 어머니도 나를 그려/ 천정 보며 울었을까/ 수십 년 어머니 한숨/ 우루루/ 흙덩이로 쏟아진다// 기억이 끈적끈적 풀처럼 묻어나는/ 꽃무늬 벽지를 들어 낡은 벽에 붙인다/ 어머니 꽃무늬치마 눈앞에 훌렁이는/ 코끝이 찡한 도배하는 날 - 도배하는 날
저소득가정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2005 북제주군 주거환경 개선 100가구 보수공사'의 시작을 알렸다.
보건복지부와 북제주군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주거환경 개선 100가구 보수공사'는 자활근로참여자인 북제주자활후견기관 집수리사업단이 관내 수급자 가정 100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집수리 공사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날 공사는 욕실공사.
고두오씨가 사는 집은 작은 한옥집으로 집안에 수도도 보일러도 설치되지 않은 상태. 겨우 비를 막을 정도의 지붕만을 이어 사용하던 주방 겸 세면장이 새단장을 한다. 변변한 가리개도 없어 씻을 때는 이웃집에서 훤히 보일 정도.
60년 가까이 살아온 고두오씨의 집은 수리해야 할 부분이 한 둘이 아니었다. 보일러공사도 못해 겨우 전기요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나고 옛 초가형태의 내부에는 변변하게 음식을 준비할 공간도 마련되지 못했다. 오랜 세월에 문지방과 맞붙어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상태인 문도 태반.
고씨는 "이번 집수리도 지난번처럼 될까 봐 꺼려진 것이 사실인데 아쉬운 사람이 뭘 어쩌겠냐"며 "그래도 오늘 집수리를 지원해 주시는 북제주자활후견기관은 지난번과는 다른 것 같다"고.
"사람이 상처를 받으면 더이상 기대도 하지 않게 되는데 이 기회에 지난 상처가 조금은 치유되는 것 같다"며 "북제주자활후견기관에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씨는 "이제 날도 더워지는데 욕실이 완성되면 아무때나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시원하게 목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 생기는 욕실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오근수 북제주자활후견기관 관장은 "지난해 수해로 큰 아픔을 겪은 곳이 조천지역이라 이 곳에서 처음 보수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자활근로참여자들에게는 자활의욕을 고취시키고 집수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해당가구에는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집수리공사를 지원하는 만큼 뜻깊은 사업"이라고 사업취지를 설명했다.
오 관장은 "'주거환경 개선 100가구 보수공사'는 조천지역을 시작으로 구좌, 애월, 한경, 한림 등으로 진행하고 우도지역의 7가구에 대해서는 기상조건 등을 감안해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내년에는 추자지역까지 지원을 확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2005 북제주군 주거환경 개선 100가구 보수공사 |
저소득가정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국가제공 사업인 이 공사는 북군 관내 수급자 가정 100가구를 대상으로 1가구당 150만원 이내의 수리공사를 지원한다. 총 사업예산은 1억3000만원으로 오는 12월31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