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찰 75명 투입해 120t 쓰레기 발굴...14~19일 김포서 발견된 뼈는 동물뼈로 확인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7.여)이 제주에서 버린 쓰레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왔다.

29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매립장에서 뼈 추정 물체 20여점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앞선 28일 오후 2시 방범순찰대와 형사 등 75명과 수색견 2마리를 쓰레기 매립장에 투입해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 강모(37)씨의 뼈 조각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날 경찰과 제주시는 굴착기를 동원해 5월27~31일 사이 매립된 곳을 파냈다. 고유정이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를 버린 5월27일 이후, 소각 작업을 거쳐 파묻힌 지점이다.

고유정은 5월25일 오후 8시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이틀 뒤 펜션을 나서면서 인근 클린하우스 2곳에 쓰레기봉투 4개를 버렸다.

애초 경찰은 5월27일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지만 사흘 뒤인 5월30일에야 해당 클린하우스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영상에는 고유정이 500m 거리에 있는 클린하우스 2곳에 각각 1개, 3개의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고씨가 시신을 제주에 버렸을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해 왔다. 해당 쓰레기봉투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추정만 할 뿐 사체 일부가 있는지 여부는 특정 짓지 못했다.

5월31일 형사들을 쓰레기 매립장에 보냈지만 이미 소각 된 뒤였다. 제주에서는 종량제봉투 쓰레기를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대부분 하루 안에 소각 시킨다.

경찰은 경기도 김포 쓰레기소각장 등지에서도 50여점 이상의 뼈 조각들을 발견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지만 모두 뼈 조각이라는 감정결과가 나왔다.

김포시는 고유정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가 위치한 곳이다. 고유정은 범행 사흘만인 5월28일 배편을 통해 제주를 빠져나간 뒤 거주지인 청주로 향하지 않고 김포로 이동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이곳에서 시신을 추가로 훼손하고 아파트 쓰레기 배관을 통해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는 배관으로 쓰레기를 모아 파쇄 후 소각 시킨다.

애초 경찰은 고유정이 제주에서 버린 종량제봉투에 시신의 일부가 아닌 일반적인 쓰레기가 담긴 것으로 추정해 왔다. 때문에 시신의 일부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는 상황이다.

동부경찰서는 “6월14일부터 19일까지 김포 등지에서 발견된 뼈는 모두 동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지속적인 수색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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