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신문協, ‘선거여론조사 사전신고제’ 도입 비판…“근거 없이 대형언론사와 차별”

   
일일 평균 이용자수 10만명 이하인 인터넷신문에 대해 여론조사 사전신고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개정과 관련해 전국 인터넷신문들이 “언론의 다양성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개정된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신문의 여론조사 사전신고제는 부당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13일 자로 개정·공포된 공직선거법은 올해 6.4지방선거부터 선거 여론조사를 할 경우 일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을 넘지 못하는 인터넷 매체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에 여론조사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신고 내용은 여론조사 목적, 표본 크기, 조사 지역, 일시, 방법, 전체 설문 내용 등 차후 선거심의위가 정하는 사항이다. 다만 제3자의 의뢰를 받은 여론조사 기관·단체, 정당, 방송사업자, 신문사업자, 정기간행물 사업자, 뉴스통신사 등은 사전신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위 방송, 신문, 잡지, 통신사 등이 운영하는 인터넷 언론사는 여론조사 사전 신고 대상 예외를 인정한 반면 이를 제외한 인터넷 언론의 경우 ‘일일 평균 이용자수 10만명’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이다.

더구나 개정 선거법에는 인터넷신문이 신고 없이 여론조사를 하거나, 사전신고를 하더라도 선관위의 보완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인터넷신문협회는 “선거의 공정성 제고를 위해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함은 마땅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번 개정 선거법에는 인터넷신문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편협, 차별적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국회(정치개혁특위)와 선거관리위원회는 과거 일부 언론사가 특정 후보와 결탁해 선거여론조사를 악용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풀뿌리 인터넷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통제’라는 지적이 당장 나온다.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10만 명이라는 기준 자체도 굉장히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많다.

인터넷신문협회는 먼저 “사전신고제 도입취지가 여론조사의 공정성이라고 할 때 이용자 수가 많은 매체 또는 파급력이 큰 매체에 사전신고를 두고,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면밀하게 검증해야 함에도 그렇지 아니한 매체에 사전신고제를 두는 것은 도입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일 이용자 수 10만명 가이드라인’과 관련해서도 “10만명이라는 계량적 기준은 현재 기사유통의 쏠림 문제나 기사 어뷰징, 자극적인 기사, 연성기사의 양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풀뿌리 인터넷언론의 특성을 전혀 고려치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인터넷신문협회는 “특정 지역에 기분은 둔 지역 인터넷언론사나 특정 주제나 분야에 전문화 된 인터넷언론사, 연성기사나 자극적인 기사를 제공하지 않는 인터넷언론사의 경우 이용자 수가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10만명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독립형 인터넷언론에 대한 부당한 차별에 해당 된다”고 주장했다.

방송 및 신문사업자가 운영하는 인터넷언론사에 대해 사전신고를 면제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소위 대형언론사의 자회사에 선거여론조사에 대한 권한을 폭넓게 허용한 것은 특별한 근거 없이 독립형 인터넷신문을 차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터넷언론사에 대한 선거여론조사 사전신고제는 언론의 자율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아니라 할 수 없다”면서 10만명이라는 계량적 기준이 어떠한 근거와 정당성에 기해 법령에 반영된 것인지를 공개할 것과 함께 소위 대형언론사와 독립형 인터넷신문과의 차별 해소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선거법 개정에서 사전신고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일간지 중에서도 ‘발행부수 10만부’를 넘기는 곳은 손꼽힐 정도다.

한국ABC협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국 일간지 2012년도 발행·유료부수에 따르면 제주지역 1등 신문인 제주일보조차 발행부수가 2만4839부(유료부수 1만5242부)에 불과하다.

한라일보(2만1054부, 유료 1만2547부)와 제민일보(1만6804, 유료 9581부, 제민은 2011년도 기준)는 말할 것도 없다.

제주지역 인터넷언론 6사(미디어제주, 시사제주, 제이누리 제주의소리,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는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공동으로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한바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일까지 5~6차례 정기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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