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전쟁역사박물관 매입 지지부진…도립박물관 전환 제안에 원희룡 지사 “동의는 하지만 매입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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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홍경희 의원(오른쪽)과 원희룡 도지사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일본매각 가능성으로 여론의 조명을 받았던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소재 전쟁역사박물관 일부가 제3자에게 매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립박물관 전환 제안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매입문제가 먼저 풀려야 검토가능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20일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홍경희 의원(비례대표, 새누리당)의 전쟁역사박물관의 활용방안을 묻는 질문에 따른 답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 의원은 “현재 박물관 측은 대표이사를 변경해 박물관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안전에 대비한 보호장치 하나 없는 다른 동굴진지를 이용해 영업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의 관리소홀을 질타했다.

제주도는 지난 2012년 일본매각 가능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 문화재청과 매입에 나섰지만, 매입금액에 대한 입장 차로 아직까지 매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월 이미 지원됐던 문화재 정비 사업 관련 보조금 반환에 나섰고, 재산압류 절차를 이행, 현재 공매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제3자가 박물관 시설 일부를 매입, 영업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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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희 의원. ⓒ제주의소리
홍 의원은 “이제 와서 행정의 잘잘못을 탓하지는 않겠다”면서 “교육의 장소로서 전쟁유적의 거점센터로서의 역할을 위해 양측이 욕심을 버리고 후세들을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진솔한 협의를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소송문서와 내용증명만 20건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복잡하다”며 매입 과정에서의 애로를 토로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가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면 박물관 측에서 운영방안을 제기할 경우 그에 걸맞는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는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시 관장과 새로운 소유자와 다자간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오름 자체를 무궁화동산으로 조성하려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새 소유주가 무궁화 마니아라고 한다. 하지만 문화재청이나 제주도가 오름 전체를 무궁화동산으로 조성하는데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교훈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전쟁유적이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역사적, 교육적 차원에서 잘 관리하고 다크투어의 대표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립박물관 전환 제안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매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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