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체의원간담회서 “준예산 파국 막아야” 호소…“원 지사가 '실수했다. 죄송하다' 했다” 전언

1.jpg
▲ 22일 오후 1시30분 의사당 3층 의원휴게실에서 열린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새해예산안 처리에 협조를 구하는 구성지 의장. ⓒ제주의소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이 새해예산안의 연내 처리에 동참해줄 것을 동료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제주도의회는 22일 오후 1시30분 의사당 3층 의원휴게실에서 전체의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구성지 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9일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원희룡 지사의 돌출발언으로 잘 풀려가던 예산안 처리 문제가 다시 꼬이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 의장은 예산안 연내처리 불발에 따른 준예산 편성에 따른 도민 피해를 강하게 우려하기도 했다.

구 의장은 “준예산으로 간다면 40~45%의 법정경비를 빼더라도 한달에 약 2천억원 정도가 잠겨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연초 조기발주로, 재정이 투입돼야 지역경제가 돌아가는데 이게 묶여 버리면 결국은 도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사가 잘못한 것에 대해 저 역시 분노하다. 그렇지만 도지사가 잘못했다고 해서 새해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파국으로 가는 것”이라며 “한 스텝 참고가자”고 호소했다.

2.JPG
▲ 제주도의회는 22일 오후 전체의원간담회를 갖고, 새해예산안 처리 방향을 논의했다. ⓒ제주의소리
지난 18일 제325회 임시회 개회사가 180도 수정된 배경도 설명했다.

구 의장은 “예산 문제로 상당한 갈등이 있어왔지만 17일 모 방송 TV토론에서 예산개혁을 위한 T/F팀 구성에 합의하면서 연내 처리로 가닥을 잡았고, 실제 이를 위한 실무협의도 진행됐다”면서 “사실 18일 개회사는 상당히 험악한 내용이었는데, TV토론이 끝난 후 180도 수정했다. 지난 6개월간 제가 한 개·폐회사 중 가장 부드러운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화해 분위기를 깬 건 19일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한 원희룡 지사의 ‘의원들이 20억 보장을 요구했다’는 발언. 게다가 ‘자기들끼리’라는 표현을 쓰면서 사실상 도의회의 예산심사를 ‘밀실 심사’로 폄훼한 것이 의원들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구 의장은 “저로서도 원 지사의 발언을 접하고는 참담했다.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 지, 또 어떻게 수급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면서 난감한 자신의 처지를 토로하기도 했다.

이튿날 걸어온 원 지사의 전화내용도 소개했다.

구 의장은 “문제가 터지고 다음날 원 지사가 ‘실수를 했다. 죄송하다. 의장께서 잘 수습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전화를 했다”며 “그래서 제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따져 묻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또 “20일 또 다른 방송에 출연해서는 지사께서 사과를 해야겠다고 했고, 원 지사도 이에 원칙적으로 합의를 했다”면서 “이제 도의회는 지사를 바라볼 게 아니라 도민을 바라봐야 할 때인 것 같다. 연말인데 원점에서 들고일어나 버리며 사태해결은 요원하다. 원 지사에 대한 원망은 잠깐 내려놓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처리했으면 한다”고 협조를 구했다.

이날 의원간담회는 구 의장의 모두발언까지만 공개한 뒤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사과를 약속한 원 지사는 다른 일정 때문에 이날 의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고, 대산 박정한 정무부지사가 출석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