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의회 출범 1년] ③ 동료·공직자들이 뽑은 ‘Best of Best’ 이경용

[10대 의회 출범 1년] ③ 동료·공직자들이 뽑은 ‘Best of Best’ 이경용 의원
“거대한 벽에 부딪힌 느낌,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면서 ‘불타는’ 50대 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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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의원들과 공무원들이 봅은 의정활동 우수의원에서 ‘Best of Best’ 에 선정된 이경용 의원(서홍.대륜동, 새누리당). ⓒ제주의소리
그를 보면 ‘똘똘하게 생겼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돌격대장’ 스타일도 아니다. 만나 보면 인간미가 느껴진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제주의소리>가 7월1일 10대 의회 출범 1년을 맞아 실시한 ‘제주도의회 의정활동’평가에서 동료의원, 공직자들이 뽑은 베스트의원에 선정된 이경용 의원(50)의 얘기다. 이 의원은 동료의원 41명 중 13명, 고위공직자(노조간부 5명 포함) 41명 중 11명 등 총 24명의 추천을 받아 ‘Best of Best’에 선정됐다.

금배지를 달기까지 이 의원의 인생살이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장학금을 받으며 고등학교, 대학을 졸업했다. 15년 동안 사법고시에 매달렸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죽을 생각까지 했던 그였지만 ‘판·검사’를 포기하니 다른 길이 보였다. 제주에서 최초로 시험을 통과한 법무사 1호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게 2000년도다. 얼마나 열심히 했던지 돈을 긁어모은다는 소문에 세무조사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불혹을 넘기고 그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법무사에 법학박사, 화려한 스펙에도 세상은 그에게 좌절을 안겼다. 4년을 절치부심하며 때를 기다렸다. 내공을 쌓았더니 거물을 꺾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게 얻은 10대 의회 의원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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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용 의원(서홍.대륜동, 새누리당). ⓒ제주의소리
이 의원은 ‘베스트 의원’ 선정 소식에 1년 전을 떠올렸다. “불편, 불안, 불만, 불신, 불통으로 힘들어 하는 시민들을 대신해 포청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유권자들과 한 약속을 조금이라도 지킨 것 같아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초짜 의원’이 의원생활 1년 만에 동료들로부터, 그리고 내로라하는 집행부 실·국장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막상 의회에 들어와 보니까 밖에서 보던 것과는 너무 달랐다. 모르는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아 부지런을 떨다보니 좋은 평을 해준 것 같다”며 자신을 ‘베스트 의원’으로 뽑아준 동료의원들과 공직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 의원을 보고 있노라면 참 진중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는 “1년이라는 짧은 의정활동을 통해 도의원이 인내가 많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감정 조절, 사소한 언행에도 엄청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이 의원은 초선 의원들 중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대주’다. 법무사와 법학박사라는 화려한 스펙에, 의장 출신 거물 정치인을 꺾었다는 점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입성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법학박사답게 논리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공직자들을 상대로 핵심을 파고드는 송곳 질문은 일품이다. 공무원들이 경계대상 1호로 꼽으면서도 베스트 의원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은 이유다.

이처럼 인정받을 수 있었던 데는 남모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그는 15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터라 웬만한 법전은 줄줄 꿰고 있다. 이때 붙은 별명이 ‘법무부장관’이다. 이 때의 경험은 의회에 들어와서 하루가 멀다 하고 쌓이는 각종 보고서며 예산서를 남들보다 빨리 이해하는 밑천이 됐다.

그렇다면 초선 의원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회기 중에는 새벽 5시30분이면 기상해서 7시30분까지는 의회에 도착해서 회의 시작 전까지 자료들을 꼼꼼히 챙긴다. 관련 자료를 검색하는 등 심사에 따른 ‘실탄’도 넉넉히 준비하고 회의장에 들어간다. 회의가 끝나고 다시 지역구 행사를 돌아보다보면 귀가 시간은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다.

비회기 중에는 법무사사무실에 들러 법률·법무상담을 하며 각종 민원해결사로 나선다. 서귀포에서 출·퇴근하며 길바닥에 버리는 ‘하루 3시간’이 너무 아쉽다는 그다.

의정활동 중 가장 아쉬웠던 장면으로는 지난 연말 새해예산안 처리 과정을 꼽았다. 이 의원은 “도민들이 마치 도의원들 전부 부도덕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것처럼 도매금으로 비난하는데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며 “또 지역에 오면 왜 (새누리당) 도지사를 안 도와주느냐고 질책도 많이 들었다.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지난 기억을 더듬었다.

남은 1년 각오를 묻자 금세 ‘전투력’이 충만해졌다.

이 의원은 “당장 2기 예결위원장을 맡게 됐다.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오로지 도민만을 바라보며 예산개혁, 재정개혁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정책은 곧 조례와 예산으로 연속성을 가져야 하는 만큼 입법 활동과 예산 반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10년, 정말 ‘불타는’ 50대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럼 10년 후엔 뭘 할 계획이냐고 묻자 “내 주특기(법학박사, 법무사)를 살려 남은 삶을 지역에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남은 임기 3년. 아니 그가 불태우고 싶은 50대의 삶을 살려면 지금보다 더 에너지가 넘쳐야 한다. 동료들은 물론 때론 ‘적’으로 만나야 하는 고위공직자들이 함께 뽑은 ‘베스트 의원’의 거침없는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도민사회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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