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이경용 예결위원장 “형평성 운운 말라…도가 편성한 예산안부터 형평성 상실” 작심 비판

예산개혁을 주창해온 제주도가 편성한 2016년도 예산안도 ‘형평성’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예산제도 개혁을 위한 파트너 역할을 했던 이경용 예결위원장이 작정한 듯 제주도가 편성한 예산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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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용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이경용 의원(서홍·대륜동, 새누리당)은 27일 제주도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 소관 2016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예산의 형평성’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 의원은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먼저 ‘형평성’에 대해 “같은 것은 같이 다루고, 다른 것은 다루라는 배분적 정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합리적 차별을 인정하는 게 형평성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 2회 추경 심사 과정을 복기했다. 이 의원은 “2회 추경이 마지막에 틀어진 것은 제주도가 형평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의회가 매도당하는 입장에서 이 자리를 빌어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도는 이번 내년 예산과 관련해 형평성, 균형성에 입각해 배분했다고 하는데, 의회에서는 이를 검증해야 한다. 지사께서 ‘상호존중의 원칙’에 입각해서 처리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의원들이 감액하고 증액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강용석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장은 “실무국장으로서 답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추경 당시 제주도가 문제 삼았던 대표적인 사례 2가지인 특정인을 제수용품 구입예산과 마을 노래자랑 예산에 대해 사업설명서에 입각해 설명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도민들은 비목만 보면 당연히 타당성 없는 예산이라고 하겠지만, 제수용품 구입은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예산이었다. 사회적 약자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는 형평성에 맞는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노래자랑 예산에 대해서도 “각종 마을행사, 체육행사, 화합행사 등이 치러진다. 어떤 지역은 정월대보름행사, 신년해맞이 행사를 한다. 지역 주민간 단합을 통해 공감대 형성 취지다. 이런 것들과 비교하면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 소관 내년 예산 중에서는 △도시계획위원회 친환경 도시 탐방(1억) △건축위원회 해외 건축물 답사(6800만원)를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국 소관 위원회가 20개가 넘는다. 그런데 유독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만 해외시찰에 나서는 것이냐. 더구나 유럽으로 가야 친환경 도시를 탐방할 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용석 국장은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3년간 국내 시찰을 진행하다 이번에 해외로 가는 것으로 유럽지역의 고대부터 현대까지 도시 발달사나 건축물의 유형 사례 조사 등을 통해 배울 게 많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두 위원회만 공모를 통해 위원들을 위촉했다. 일종의 특혜성 해외시찰로 볼 수 있다. 공모로 하는 2개 위원회에만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게 형평성 있게 배분된 예산이라고 보느냐”고 추궁했다.

특히 이 의원은 “담당 국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갈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위원들까지 종전 용역이나 인터넷 등에서 정보가 넘쳐나는데 갈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형평성을 잃은 특혜성 예산임을 강조했다.

강 국장이 “인터넷 정보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긴 하겠지만 그래도 현지에서 얻은 효과라는 걸 무시할 수 없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그렇다면 모든 위원회가 갈 수 있도록 예산 배정을 해야 한다. 그게 ‘형평성의 원칙’에 맞다”고 꼬집었다.

지켜보던 김명만 위원장(이도2동을, 새정치민주연합)은 “10대 의회 들어 제주도가 예산개혁을 얘기할 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많이 전했다”며 “바로 지금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의회에서 증액한 것은 형평성을 문제 삼아 인정하지 않더니 도에서 편성한 예산이 형평성을 잃고 있다. 이러면서 예산개혁 운운할 자격이나 있는 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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