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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찾으려 노력한 아트제주, 정체성 확립 ‘과제’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 2017년 07월 17일 월요일 16:2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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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페어 행사 '아트제주 2017'이 3박 4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아트페어 행사 ‘2017아트제주’ 마무리...예술관광 가능성과 함께 완성도 숙제 떠안아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아트페어(Art fair) 행사 ‘아트제주 2017’이 3박 4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특급 호텔 객실에 비치된 미술작품을 둘러보며 현장에서 구입하는 경험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완성도·정체성에 있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아트제주는 13일부터 16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제주에서 열렸다. 6~7층 전 객실과 10층 일부 객실, 지하 공간을 행사장으로 사용했다. 기간 동안 국내외 50여개 갤러리는 약 2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주최 측은 17일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에서 "700여점에 달하는 작품이 팔렸다"고 금액 설명 없이 발표했다. 아트제주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자체 파악한 판매 작품 개수를 바탕으로 계산한 총 판매 금액은 8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지난해 5억원-200여점(자체 조사)과 비교하면 나아진 결과다.

그러나 이 결과를 온전히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체계적인 통계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국제아트페어(KIAF) 사무국 관계자는 "KIAF도 처음부터 판매 통계를 집계하지 않았지만, 정부 통계 조사가 시작된 몇 년 전부터 갤러리와 콜렉터(구매자) 모두에게 설문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방법의 문제점은 아트제주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아트제주에 참여한 한 유명 갤러리 관계자는 “목표했던 판매 금액에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함께 참가한 다른 갤러리 역시 마찬가지다. 현장 분위기로 볼 때 주최 측이 밝힌 8억원은 믿기 힘들다”고 밝혔다.  

아트제주는 올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제주문화예술활성화 시책사업’에 선정돼 예산 4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무료 입장에 부대 행사까지 열어 도민들에게 다양한 미술 세계를 소개하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적지 않은 세금이 투입된 만큼 행사의 정확한 결과·효과를 파악하는 시도는 응당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제주 작가들 판매가 무척 저조했다는 점도 곱씹어볼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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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아트제주 객실 모습. 제공=아트제주. ⓒ제주의소리

올해 아트제주는 객실 전시부터 부대행사까지, 행사 전반에 걸쳐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갤러리들도 이런 평가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탁 트인 호텔 경관과 함께 정택영 작가 초청 현장 드로잉, 지역 미술의 과제를 토론한 컨퍼런스, 행사 시작 전 전문가 초청 강의 ‘아트세미나 오픈클래스’, 초등학생 사생대회인 ‘키즈스타’ 등 부대행사는 질적인 향상을 보였다. 

다만, 객실 크기가 작아 작품을 한정적으로 선보일 수밖에 없는 한계와 부대행사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다는 점은 개선할 과제로 남았다. 

공예품 판매 공간를 별도로 마련한 시도는 좋았지만, 호텔 지하에 자리 잡아 관심이 비교적 떨어졌다. 여기에 아트페어 성격과 전혀 맞지 않은 몇몇 부스도 함께 차려져 갤러리·작가들의 반발을 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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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예품 부스 모습. 제공=아트제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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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택영 작가가 진행하는 드로잉 행사. 제공=아트제주. ⓒ제주의소리

배우 하정우, 구혜선 씨의 작품, (사)서귀포시관광협의회와의 전략적인 제휴 등이 더해지면서 관람객이 크게 늘어난 건 지난해보다 나아진 면이지만, 관람객 호응만큼 판매가 늘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아트제주가 추구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역 미술작가들에게 자극을 주는 계기로 삼고, 가능하다면 현재 제주에 어떤 아트페어가 필요한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제주에서 다른 아트페어를 여는 A씨는 “아트제주는 전형적인 호텔 아트페어 형식을 빌려서 열었지만 성격이 혼재돼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중복되는 작품도 여럿 눈에 띄었다. 공예품 부스 구성은 더욱 아쉬움이 컸다”며 “제주도 특급호텔에서 여는 아트페어라는 성격은 분명 장점이다. 상업적인 아트페어라는 목표에 맞춰 다듬어 나간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참여한 서울지역 갤러리 ‘아트바이’ 관계자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제주가 가지는 환경 자원은 매력적이다. 참가 비용이 다른 서울 지역 아트페어 보다 싸지만 여러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비용은 비슷하다. 주최 측이 콜렉터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지속적인 성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예술 기획자 B씨는 “아트제주 주최 측과 제주미협이 손잡고 20여명의 제주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극히 일부만 판매됐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 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이런 아트페어를 계기 삼아, 작가 개인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쟁력과 가치를 키우고 알리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중견 설치작가 C씨는 "도민들이 미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지역 미술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 제주에 아트페어는 필요해보인다. 그러나 사실상 미술 시장이 없다시피 한 제주에 지금 어떤 아트페어가 필요한지 고민해서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제주 컨퍼런스 패널로 참가한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당시 주제 발표에서 “제주에서 아트페어가 열려도 사실 제주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많지 않다. 자생적인 미술·예술 생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문턱이 낮고 작은 규모의 아트페어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아트제주를 만든 강명순 씨는 “제주에 국내·해외 미술 애호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미술 시장을 만들고 싶어서 아트제주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아트제주를 예술 관광을 추구하는 아트페어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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