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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다수당 몫” 공세적 입장…3선 현우범, 기초 포함 4선 안창남 의원 물망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의 별세로 잔여 임기를 채울 후임에 누가 선출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장 별세’라는 비보가 날아든 22일 제주도의회 안팎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의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의장을 조속히 선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 직무대행? 보궐선거? 제주도의회 회의규칙 ‘의장 궐위’ 규정 없어 보궐선거 유력

제주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의장 사고 시 부의장 선거에서 ‘선출된 순서’로 그 직무를 대리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선출된 순서’란 소속 의원수가 많은 교섭단체 소속의 부의장이 우선 의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궐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명문 규정은 없어 해석이 분분하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소속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 소속인 부의장 순으로 의회운영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직무대리(대행)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지방자치법은 사망 등 궐위 상황을 상정해 보궐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기와 관련해서는 전임자의 남은 임기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지방의회백서(2015)’나 행정안전부의 ‘지방의회 운영 가이드북(2012)’도 단순한 사고가 아닌 궐위의 경우에는 보궐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됐다.

제주도의회가 출범한 후 사임으로 인한 의장 궐위는 두 차례 있었다.

2004년 5월 제주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영훈 7대 전반기 의장과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문대림 9대 전반기 의장이 주인공이다.

모두 사직서가 제출되자 곧바로 보궐선거를 통해 잔여 임기를 채울 후임 의장(현승탁, 오충진)을 선출했다.

따라서 이번 신관홍 의장 별세로 인해 공석이 된 후임 의장은 보궐선거로 선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민주당 “의석수 변화, 다수당이 맡아야” vs 바른정당 “원 구성 합의내용 여전히 유효”

후임 의장 자리를 놓고는 바른정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동상이몽이다. 교통정리를 위해서는 10대 의회 원 구성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의석분포는 41명 중 당적을 가질 수 없는 교육의원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18명, 민주당 16명, 무소속 2명이었다.

원 구성 협상에 나선 교섭단체 대표들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의장을 챙기는 대신 상임위원장 6석을 민주당과 전반기 3대3, 후반기 2대4로 배분키로 합의했다.

바른정당은 당시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2대4로 배분한 것은 의장 몫에 대한 배려라는 것. 따라서 상임위원장 수가 재조정되지 않는 이상 당시 새누리당 의장 몫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다수당’에 방점을 찍고 있다. 새누리당의 분당으로 현재 도의회 의석분포는 △민주당 16명 △바른정당 13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7명(교육의원 5명 포함)으로 바뀌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다수당에서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아직까지 양당 원내대표들은 후임 의장 선출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지 못했다.

◇ 누가 거론되나? 16석 제1당 민주당서 현우범-안창남 등 거론

도의회 안팎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의장을 맡는 게 순리가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협상이 불발된다면 별도의 후보자 등록 절차 없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의장을 선출하게 되어 있다. 당연히 다수당인 민주당이 유리하다.

민주당에서는 3선인 현우범 의원(남원)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50년생으로 좌남수 의원에 이어 두 번째 연장자다. 현 의원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데는 내년 지방선거와 연관이 있다.

정치신인들의 거센 도전으로 공천받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로운’ 정계은퇴 기회를 주자는 얘기다. 아무리 6개월짜리 단명이어도 ‘의장’은 곧 가문의 영광일 수 있다.

최근에는 재선인 안창남 의원(삼양·봉개·아라동) 이름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기초의회(제주시) 의원 경력까지 치면 지방의원 선수는 4선으로 늘어난다. 10대 의회 의원들 중에서는 별세한 신관홍 의장과 함께 최다선이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때 공천을 받지 못하는 만일의 상황까지 감안할 때 또 다른 활로가 될 수 있다. 민주당으로 지방권력이 이동할 경우 행정시장 또는 정무부지사를 노려볼 수 있는 스펙을 쌓게 되는 셈이다.

당사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신관홍 의장 별세로 어수선한 마당에 ‘자리욕심’이나 챙기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한편 도의회는 제356회 정례회 중에 의장 선출을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13일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후임 의장이 내년도 제주도·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의결을 위한 의사봉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많다.

과연 누가 故 신관홍 의장의 뒤를 이어 본회의장 의사봉을 잡게 될지 도민사회의 눈과 귀가 도의회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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