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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교섭단체 물밑협상 시작…첫 회동서 입장차만 확인, 진통 예고

제주도의회 원내교섭단체들이 신관홍 의장의 별세로 잔여 임기를 채울 후임 선출을 위한 물밑 교섭을 시작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故 신관홍 의장이 소속됐던 바른정당 간 입장차가 뚜렷해 차기 의장 선출에 진통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16명), 바른정당(12명), 자유한국당(5명), 미래제주(교육의원 5명) 교섭단체 대표들은 28일 오전 차기 의장 선출을 위해 첫 회동을 가졌다.

◇ 민주당 “의석수 변화, 다수당이 맡아야” vs 바른정당 “원 구성 합의내용 여전히 유효”

이날 회동은 바른정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동상이몽이 확인된 자리였다. 다수당인 민주당과 원내 2당이지만 전임 의장의 바통을 계속 이어받아야 한다는 바른정당의 입장이 맞부딪혔다.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10대 의회 원 구성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의석분포는 41명 중 당적을 가질 수 없는 교육의원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18명, 민주당 16명, 무소속 2명이었다.

당시 원 구성 협상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만 참여했다. 당시 교섭단체 대표들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의장을 챙기는 대신 상임위원장 6석을 민주당과 전반기 3대3, 후반기 2대4로 배분키로 합의했다.

바른정당은 당시 후반기 상임위원장을 2대4로 배분한 것은 의장 몫에 대한 배려라는 것. 따라서 상임위원장 수가 재조정되지 않는 이상 의장 몫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다수당’에 방점을 찍었다. 새누리당의 분당과 신 전 의장 별세로 현재 도의회 의석분포는 △민주당 16명 △바른정당 12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7명(교육의원 5명 포함)으로 바뀌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다수당에서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28일 회동에 참여했던 A교섭단체 대표는 “도민사회에 도의원들이 자리다툼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데는 모두가 인식을 같이 했다.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누가 거론되나? 민주당 현우범-안창남 vs 바른정당 고충홍 의원 ‘물망’

도의회 안팎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의장을 맡는 게 순리가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협상이 불발된다면 별도의 후보자 등록 절차 없이 무기명 투표를 통해 의장을 선출하게 되어 있다. 당연히 다수당인 민주당이 유리하다.

민주당에서는 3선인 현우범 의원(남원)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50년생으로 당내에서는 좌남수 의원에 이어 두 번째 연장자다.

현 의원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데는 내년 지방선거와 연관이 있다. 정치신인들의 거센 도전으로 공천받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로운’ 정계은퇴 기회를 주자는 얘기다. 6개월짜리 단명이어도 ‘의장’은 곧 가문의 영광일 수 있다.

재선인 안창남 의원(삼양·봉개·아라동) 이름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기초의원 경력까지 치면 지방의원 선수는 4선으로 늘어난다. 10대 의회 의원들 중에서는 별세한 신 전 의장과 함께 최다선이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때 공천을 받지 못하는 만일의 상황까지 감안할 때 또 다른 활로가 될 수 있다. 민주당으로 지방권력이 이동할 경우 행정시장 또는 정무부지사를 노려볼 수 있는 스펙을 쌓게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고충홍 변수’가 떠올랐다. 바른정당 소속으로 3선인 고충홍 의원(연동 갑)이 몇몇 동료의원들에게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의원은 10대 의회 전반기 의장에도 도전한 바 있다. 당내 조율을 위한 투표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연장자인 구성지 의원에 밀려 ‘의장의 꿈’이 무산됐다.

당사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자리욕심’이나 챙기는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12월13일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후임 의장이 내년도 제주도·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의결을 위한 의사봉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많다.

누가 故 신관홍 의장의 뒤를 이어 제주도 의전서열 2위이자 대외적으로 ‘도민의 대표기관’인 제주도의회 의장을 꿰차게 될지 도민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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