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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무소속 원희룡, 자유한국당 김방훈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초점] ‘조배죽 세력 선거관여, 부끄럽고 창피한 일’ 대변인 논평 설왕설래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정부무지사를 역임한 김방훈 자유한국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25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겨냥해 “조배죽 세력의 선거 관여,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현 도정 심판’ vs ‘적폐세력 청산’이라는 프레임이 맞붙은 상황에서 사실상 원희룡 예비후보의 ‘적폐세력 청산론’에 힘을 실은 것. 논평과 관련한 말들이 무성한 가운데 향후 보수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으며 도지사선거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김방훈 예비후보 측은 “절대 중도포기는 없다”며 보수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방훈 예비후보는 25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철 지난 조배죽 세력의 지방선거 관여 논란이 일고 있다.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를 겨냥했다.

여기서 언급된 ‘조배죽’이란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조직을 배반하면 죽음’을 뜻하는 은어다. 우근민 도정 당시 우 지사 추종자들이 회식 때 건배사로 ‘조배죽’을 선창하면 다른 참석자들이 ‘네, 형님’하고 외쳤다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알려진 단어다.

이른바 ‘제주판 3김 시대’가 종말을 고하면서 사라진 듯 했던 이 말은 지난 24일 원희룡 지사가 예비후보 등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주가 조배죽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이번 도지사선거를 뜨겁게 달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날 원 지사는 “부동산을 투기한 사람에게 제주도를 맡길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사실상 우근민 전 지사(조배죽)와 문대림 예비후보(부동산 투기)를 한통속으로 묶은 것이지만, 우근민, 문대림이라는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문대림 예비후보 측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통해 “원 지사가 도정을 접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내뱉은 일성이 상대 후보 흠집 내기”라며 원 지사의 공세적 발언을 도민 편가르기 전략에서 나온 흑색선전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전직 (우근민)지사와 엮어 (자신들을)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여론에서 밀리고 있는 현 상황을 흔들어보려는 조급함이 낳은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반격했다.

이날 김방훈 후보 대변인 논평은 문대림-원희룡 ‘2강’ 싸움을 지켜보는 제3자 입장에서 나온 셈. 그러면서도 상대적으로 약한 원 지사에 편에 서서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며 문대림 후보를 협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방훈 후보는 문대림 캠프에 우근민 전 지사의 세력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언론보도 내용을 끄집어 내며 사실상 ‘문대림-우근민 한통속’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방훈 후보는 “문대림 후보가 선거팀을 꾸리자 일부 언론에 우근민 전 지사의 세력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같은 당의 한 예비후보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문대림 후보가 도의원, 의장 시절 사적인 자리에서 우근민 전 지사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은 도정을 감시·감독하며 견제하는 도의원의 책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을 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대림 후보측은 정당한 지적을 ‘흑색선전’ ‘편가르기’라며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갈 게 아니라, 도민사회의 적폐인 우근민 전 지사 세력과의 결별의지부터 도민에게 보여주라”고 공세를 폈다.

특히 우근민 전 지사의 성희롱 전력까지 끄집어내면서 “도지사 당선에 눈이 멀어 성희롱으로 도민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 전 지사와 손을 잡았다면 그 자체로 문대림 후보는 ‘적폐세력’의 딱지를 떼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날 논평은 시종일관 문대림 후보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원희룡 후보를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향후 김방훈 후보가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원 후보를 어떻게 대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김방훈 후보캠프 관계자는 “보수정당의 적통인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로서, 중도 포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설령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김방훈 후보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자릿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김방훈 후보와 현역이면서도 문대림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원희룡 후보가 결국 ‘보수후보 단일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지 않겠느냐는 호사가들의 관전평이 현실화될지, 40여일 남은 선거판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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