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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규 전 비오토피아 주민회장 "원 후보 부부, 한번도 온적 없어...증언 용의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가 25일 TV토론회에서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최고급 리조트인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TV토론회가 끝난 후 문대림 후보 캠프는 비오토피아 주민회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까지 공개하면서 원희룡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특별회원'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희룡 후보 캠프는 잇따라 반박 논평을 내 '허위사실 유포'라며 문대림 후보와 홍진혁 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는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한 '비오토피아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비오토피아 주민회장이었던 박종규씨(82)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박종규씨는 KSS해운 창립자이자 바른경제동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기업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상공인 모임으로 출발한 바른경제동인회는 정도경영을 통해 균형 잡힌 시장경제를 구축하고자 기업인과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1993년 설립했다. 조순 전 부총리가 명예회장이다.

박씨가 비오토피아 주민회장을 맡은 시기는 2014년부터 2016년 3월까지. 이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원 후보의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수수 의혹을 제기하면서 언급한 시기(2014년 8월 수수, 2015년 8월 갱신)와 거의 일치한다. 

'비오토피아 특별회원'이 이번 선거 핫이슈로 떠올랐다고 하자 박 전 회장은 당시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먼저 특별회원권을 원희룡 후보에게 전달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박 전 회장은 "2014년 원 지사가 취임(7월1일) 한 후 한달여가 지난 시점에 제주도청을 방문, 원 지사와 면담을 가졌었다"며 "면담 자리에서 '특별회원으로 모십니다'라는 증서를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하지만 원 지사는 '이걸 이용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딱 잘라 거절했다. 그리고는 가져가라고 했다"며 "원 지사의 말에 너무 무안하고, (나를)괄시한다고 생각해서 도청 비서실에 슬그머니 그냥 놔두고 나왔다"고 회상했다.

'그 이후로 원 지사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전 회장은 "4년 전에 한번 보고 그 이후로 얼굴을 본 적도 없다"며 "원 지사의 배우자도 본 적 없다"고 답변했다.

'문대림 후보 측에서 비오토피아 주민회 알림 명의로 원 지사를 신규 특별회원으로 위촉한다는 문서도 공개했다'는 질문에 박 전 회장은 "제 기억에 없는 서류다. 담당 실무자에게 확인해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 지사 부부가 비오토피아 시설을 이용했느냐'고 하자 박 전 회장은 "비오토피아에 오는 대부분의 목적은 스파온천 이용인데, 그 시설을 이용하려면 사인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원 지사 부부가 이용한 기록이 없다. 제가 증언하라고 하면 증언하겠다"고 자신했다.

'황제 특별회원'이라는 지적에 대해 박 전 회장은 "식당은 아무나 예약할 수 있고, 특별회원도 20% 할인밖에 안된다"며 "만들어서 지어낸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별회원 가격'에 대해 "서류 한 장에 불과하다. 비오토피아 주민회 도장을 찍어놓은 종이"라며 "증서가 따로 없고, 회원 예우를 해주겠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가 2015년 8월에 특별회원을 갱신했느냐'는 질문에 박 전 회장은 "아예 한번도 오지도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데 무슨 갱신이냐"며 "그런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특별회원은 몇명이나 있느냐'는 질문에 박 전 회장은 "대부분 시효가 다 지나서 현재 목사 1명과 민간인 1명 등 2명 밖에 없다"고 말했다.

거듭 '원 지사 부부가 특별회원권을 이용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박 전 회장은 "2014년 8월 취임한 후 집무실에서 원 지사와 면담 자리에서 '특별회원'을 줬지만 원 지사가 완전 무시하면서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비오토피아와 관련해서 애로사항도 들어보고 해야 하는데 원 지사가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비오토피아 회원권 소지자들이)대부분 투표권이 없어서 그런 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무시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인터뷰와 별도로 오후 7시가 넘어 원희룡 캠프를 통해 각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담은 문서를 공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원희룡 후보에게는 도지사 취임 후 민원 건의차 도지사실을 방문한 자리에 특별이용권(부부동반용) 사용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있다"며 "원희룡 후보는 도지사 직을 수행하면서 비오토피아에서 숙박이나 스파, 그리고 관련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일이 전혀 없고, 배우자도 숙박이나 스파,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일이 전혀 없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쪼록 이번에 전혀 사실이 아닌 문대림 후보의 발언과 홍진혁 대변인 및 송종훈 대변인의 논평으로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처럼 호도되면서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는 점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원캠프는 박 전 회장의 입장문 발표와 관련, 박씨가 직접 언론사에 전달하기 어려워 원캠프에서 대신 발송해줄 것을 부탁해왔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있는 비오토피아는 최고급 리조트로, '제주의 비벌리힐스'로 불린다. 인근의 회원제골프장(핀크스골프장)과 함께 SK가 소유·운영하고 있다. 스파, 레스토랑, 미술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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