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전쟁, 文 “서민코스프레 사기극” vs 元 “허위사실, 막장드라마”

제주도지사 선거 본선 레이스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2강’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벼랑 끝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타미우스골프장 명예회원권 문제로 곤욕을 치른 문대림 후보가 지난 25일 TV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를 향해 ‘최고급 골프․리조트 특별회원권’ 수수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선거판을 뒤흔들 초대형 이슈로 떠올랐다.

공식 선전운동 개시를 앞둬 여론의 변곡점이 될 주말(26~27일) “서민 코스프레 사기극” vs “허위사실 유포, 막장 드라마” 프레임을 짜고, 사활을 건 공중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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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대림 후보가 제기한 ‘최고급 골프․리조트 특별회원권’ 수수 의혹 내용은?

초대형 이슈로 떠오른 ‘최고급 골프․리조트 특별회원권’ 수수의혹은 지난 25일 KCTV제주방송, 제주일보, 제주의소릐 공동주최로 열린 ‘6.13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문대림 후보가 제기한 것이다.

원 후보와 부인이 도내 핀크스 골프장 내 비오토피아에서 휘트니스클럽 및 온천사우나,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특별회원권을 받아 이용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제주도의원 의원(의장) 시절 타미우스골프장 명예회원(권)으로 이름을 올려 공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른 문 후보가 작정하고 ‘회심의 카드’를 던진 것이다.

당시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원 후보에게 “본인이나 배우자가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받아 이용한 사실이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고, 이에 원 후보는 “전혀 이용한 사실이 없다. (배우자 이용여부는) 확인해보겠다”며 예봉을 피해나갔다.

문 후보는 거듭 “2014년 8월 (원 지사가) 신규로 특별회원에 추대됐고, 다음해인 2015년 8월 갱신까지 됐다. 그런데도 모르나”면서 “배우자가 수차례 이용했고 골프까지 쳤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 취임직후인 2014년 8월 특별회원권을 받았고, 원 지사의 부인이 수차례 이용했고, 골프를 쳤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이다.

원 후보가 거듭 “전혀 모르는 사항이다. 취임한 이후 골프를 한번도 안쳤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자신에게 논란이 제기됐던 골프장은 향토기업인 반면, 원 후보의 특별회원권은 상위 0.1%가 누리는 특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문대림 캠프 “상위 0.1% 상류층 특혜…4년간 서민 코스프레 사기극” 전방위 공세

공방은 토론회가 끝난 후 더욱 불을 뿜었다.

문대림 후보 측은 바로 논평을 내고 제기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문캠프 홍진혁 대변인은 ‘원희룡 후보와 배우자, 황제 특별회원권은 왜 챙겼나’ 제목의 논평을 통해 “대기업이 운영하는 도내 최고급 골프시설인 P골프장 내 최고급 주거시설이자 상위 0.1%인 대기업 전․현직 사장 등 상류층으로 구성된 비오토피아주민회로부터 특별회원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4년 8월1일 비오토피아 특별회원명단에 원 후보 이름이 기재된 문서자료(사진)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와 배우자 강씨는 제주도민을 상대로 ‘서민 코스프레’를 하며 지난 4년간 도민을 위하는척 했지만 뒤로는 도민을 속이는 사기극에 도민들이 받을 충격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며 “서민행세 연극을 멈추고,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만이 사기극에 대해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후보사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송종훈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원희룡 후보의 이중적인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전국 1등 신화를 가지고 있는 도지사가 알고 보니 제주에 특권의 성을 쌓은 외지인들의 호위무사 노릇을 하고 있었다”고 맹비난했다.

송 대변인은 또 “원 후보의 1등 신화, 인물론이 결국 특권층의 이권지킴이를 위함이었다니 참담한 심경”이라며 “그동안 도민들을 우롱했던 것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고 도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조처가 취해지기를 바란다”고 후보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 원희룡 캠프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중거 제시해라” 검찰고발 법적대응

이에 대해 원희룡 후보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 위반혐의로 법적책임을 묻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원캠프 강전애 대변인은 “도지사 취임 후 비오토피아 입주자대표가 민원 건의차 도지사실로 찾아오면서 특별이용권을 갖고 왔으나 사용할 일 없다고 사양해서 돌려보냈다. 실제로 도지사든 부인이든 한 번도 사용한 일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강 대변인은 추가 논평을 통해서도 “문 후보와 문캠프는 원 후보가 부인하고 배우자 관계 부분에 대해 사실확인 필요성을 언급했음에도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흑색선전과 모략으로 선거판을 끌고가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2014년 8월 당시 비오토피아 주민회장(박종규)도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도지사 취임 후 민원 건의차 지사실을 방문해 (원 후보에게) 부부동반 특별이용권 사용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있다”고 원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26일에는 원 후보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원 후보는 “특별회원권 결의를 했다는 2014년 8월1일은 제가 지사로 취임한지 정확히 한 달이 되던 날로, 전임 도정의 이권개입의 적폐를 단절하기 위해 지사부터 청렴을 강도 높게 실천하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던 때였다. 특별회원 제안을 받았지만 단박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배석했던 박종규 전 주민회장도 “당시 도지사한테 세금 감경과 관련해 건의할 겸 인사차 찾아갔고, 특별회원 기간을 4년으로 명시한 문서를 들이밀었더니 ‘사용할 필요가 없다. 안받는다’며 거절당했다. 세금 감경문제도 거절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7일에도 강전애, 고경호 대변인이 별도의 논평을 내고 “지엽적인 내용들로 허위사실공표를 물타기 하기 말라”, “TV토론회가 ‘허위사실 공표’의 장이 돼선 안 된다”며 증거를 대지 못할 경우 대도민 사과와 함께 후보사퇴를 촉구하는 등 역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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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부터 주말에 집중적으로 양쪽 캠프에서 발송된 문자메시지. 왼쪽이 문대림 캠프에서 발송한 문자메시지, 오른 쪽이 원희룡 캠프에서 발송한 문자메시지다. ⓒ제주의소리
◇ 文-元캠프, 주말 동안 사활 건 ‘여론전’…선거 막판 최대변수 ‘촉각’

양 측은 주말 동안 SNS 등을 이용해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접점이 없는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캠프에서는 “충격! #원희룡, 도지사 취임마자마자 대한민국 0.1% 상류층 주민회로부터 도내 최고급 P골프장/호텔/레스토랑 등이 특혜가 부여되는 ‘특별회원권’ 수수!! #특별한 혜택을 혼자만? 소중한 원희룡 배우자까지 세트로!!!” 등의 글귀를 담은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발송했다.

원캠프 역시 “#원희룡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 받았다고? #공짜골프로 궁지에 몰린 문대림의 막장드라마 #우근민 전 지사가 허위사실유포로 지사직 박탈당했는데, 문대림도 직접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으니 큰 책임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발송하며 맞불을 놨다.

논쟁을 정리하면 문 후보 측은 원 후보가 도지사 취임 직후 특별회원권을 받았고, 배유자가 특별회원권을 이용해 시설 이용과 골프를 쳤다고 단정하고 있는 반면 원 후보 측은 특별회원권을 받은 적도 없고, 시설을 이용한 적도 없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두 후보 중 어느 한 쪽은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원 후보가 26일 직접 나서서 해명한 만큼 문 후보 측에서 특별회원을 수수 및 시설물 이용․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자료를 제시할 지가 주목된다.

상대를 향해 ‘후보사퇴 카드’를 던진 벼랑 끝 진실게임. 진실 공방의 결과는 누군가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선거판을 뒤흔들 막판 변수가 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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