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농업유산 제주밭담 걷기 투어, 새로운 대안 관광 가능성 제시
밭담이 제주관광의 새로운 이정표로 떠올랐다. 익숙하고 평범하게만 느껴졌던 농업유산은 이제 제주다움을 담는 핵심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3일 제주도와 제주시, 서귀포시, 제주연구원 공동 주최로 ‘2018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 밭담길 걷기 투어’가 첫 선을 보였다.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물메 밭담길’과 한림읍 동명리 ‘수류촌 밭담길’에서 진행된 이번 투어에는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가 길잡이로 나섰다. 지역주민들이 익숙했던 공간과 풍경이 여행객들의 시선에는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참깨강정, 옥수수 수프 등 지역 밭작물로 만든 간식과 마을 부녀회가 로컬푸드로 준비한 식사가 제공됐다. 로컬 아티스트들의 버스킹과 밭담의 가치와 역할을 조명하는 퀴즈도 진행됐다.
대전에서 온 김선희(46)씨는 “개인적으로는 올레길보다 더 매력있게 느껴졌다”며 “제주지역 깊숙이 들어가 과거 마을주민들의 삶을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수산리 마을해설사 양희전(48)씨는 “밭담길 투어는 관광의 결실이 실질적으로 지역민에게 돌아가는 방향을 만드는 시도”라며 “관광객들은 마을의 특색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지역민들은 활성화가 피부에 와닿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밭담길은 물메·수류촌을 비롯해 진빌레(구좌읍 월정리), 감수굴(구좌읍 평대리), 어멍아방(성산읍 신풍리), 난미(성산읍 난산리) 등 모두 6곳에 조성됐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는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을 등재했다. 제주연구원 제주밭담 기반구축사업단은 2016년부터 제주밭담을 활용한 농촌마을 6차산업화사업을 본격화했다.
강승진 제주연구원 제주밭담 기반구축사업단장은 “제주밭담길은 각 마을과 연계해 추진된 만큼 마을의 다양성을 지키면서 그 안의 매력을 알리면서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역과 공존하면서 밭담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