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모 방송국 신년대담서 "제2공항 검토위 결론 나와" 발언 논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방송국 신년대담에서 제주 제2공항 관련 "근본적 결함이 없어 착공을 늦출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사고 있다. 아직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의 결론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돌발 발언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원 지사는 최근 모 방송국 신년대담에서 제주 제2공항에 대해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게 아니라는 검토위원회의 결론이 나왔는데 이걸 언제까지 늦출 것인가', '새해에는 제2공항 착공을 위한 제반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27일 논평을 내고 "'검토위원회의 결론이 나왔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검토위는 국토부가 2개월 연장 활동을 거부, 강제 종료시켰고 결론은 나오지도 않았다"며 "원 지사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거짓말과 뻔뻔한 화술로 또 다시 도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제주도정은 공보관 명의의 해명자료를 통해 "원 지사의 방송국 제2공항 관련 발언은 모든 발언의 시간기준을 2019년 1월 5일 방영예정인 신년대담에 맞춰 달라는 방송사의 요청에 따른 예측발언이었다"고 반박했다.

제주도는 "국토부는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로 정해진 검토위 활동을 마치고 추가적인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바 있고, 현재 제주도는 국토부 측에 검토위 결과 보고서를 보내줄 것을 요청중"이라며 "아울러 국토부가 검토위 활동 종료와 함께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는 것은 다수의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미루어 짐작 가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해명은 즉각 또 다른 반박을 낳았다.

제2공항반대도민행동은 "거짓말 향연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진실이 드러났다. 새로운 파국을 의미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건드린 것은 공보실"이라며 요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원 지사의 발언은 언론보도, 국토부의 통보일정 취소 등을 감안했을 때, 예정된 방송일시에 결론이 확실시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며 "원 지사의 관련 발언이 앞으로 있을 상황을 미리 예고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즉, 예정된 방송일시에 즈음해 국토부가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에 근본적인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걸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검토위가 추가적인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장 자체가 비논리적이다. 검토위 활동을 마친 것이 아니라 국토부가 연장을 거부한 것이다. 추가적인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국토부가 강제 종료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2공항반대도민행동은 "검토위원회가 강제 종료돼서 결과가 없는데 검토위 이름의 결과 보고서가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만약 국토부에서 검토위 이름으로 결과보고서가 온다면 있지도 않은 결과가 어디에선가 만들어져 통보되는 것"이라며 "결국 국토부는 검토위를 강제 종료시키려고 미리 계획했고 13일 검토위 회의 전에 근본적인 결함이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리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추론했다.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검토위는 국토부에 의해 파행적으로 강제 종료됐기에 어떠한 결론도, 권고안도 없이 해산됐다. 공식 결과는 없다는 것이 팩트"라며 "국토부의 ‘유령보고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갈등과 파국의 시작을 의미하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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