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탐방안내소 개관식에서 ‘케이블카’ 언급…배경 ‘궁금’왜 성사 안됐는지 설명 수준…해석 따라 논란 소지 다분
김태환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11시 한라산 어리목 광장에서 열린 한라산국립공원 탐방안내고 개관식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한라산 케이블카’ 얘기를 불쑥 꺼냈다.
이날 언론에 미리 배포한 김 지사의 식사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이날 개관식에는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식사를 해나가던 중 한라산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설악산·지리산과 함께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지만 환경부의 케이블카 설치기준이 너무 엄격해 좌절됐다”는 것이 그의 발언 요지다.
이보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24일 간부회의에서 도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례를 들며 한라산 케이블카를 첫 사례로 꼽아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당시 김 지사는 “한라산 케이블카는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부의 설치기준이 너무 엄격하기 때문에 그 기준에 적합한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 기준을 고치지 않는 한 못하는 것임을 도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제주도는 케이블카 추진의향이 있지만 환경부의 엄격한 설치기준 때문에 추진을 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당시 논란이 됐었다.
이날 김 지사의 ‘한라산 케이블카’ 언급 역시 “지금까지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한라산 등반과 한라산 보호를 위해 케이블카를 추진해왔는데 성사가 안 돼 섭섭하다”는, 듣기에 따라서는 한라산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못해 다소 섭섭하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설령 김 지사가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니었다 치더라도 환경부 장관 앞에서 예정에도 없던 케이블카 얘기를 불쑥 꺼낸 것만으로도 논란의 소지는 다분하다.
이날 개관식에 참가했던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뜬금없이 한라산 케이블카 얘기가 나와 당황했다”며 “구체적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설치하고 싶다는 뉘앙스가 풍겼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2005년 6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케이블카 타당성 검토 태스크포스에서 결론이 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불가’ 입장을 받아들여 지난 1973년부터 30년 넘게 논란이 되어 왔던 한라산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논의를 종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