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에 있는 구엄초등학교가 6월1일 자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일제는 1923년 4월1일 개교한 사립 일신학교 학생과 모든 문건 및 자금을 수탈해 구엄리에 학교 부지와 교실을 마련, 1939년 5월24일 전라남도 도지사로부터 인가를 받아 같은 해 6월1일 6년제 구엄공립심상소학교로 통합 개교했다.초등학교령에 의해 1941년 4월1일에 구엄공립국민학교로 개칭됐고, 그 후 제주 4·3과 6·25 등 격동기 제주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100년의 연륜을 꿋꿋하게 이어오며 5000여명의 동문을 배출해 냈다. 필자는 구엄초등학교 졸업생
1950년대 세계보건기구(WHO)는 보르네오 섬에 말라리아를 퇴치하고자 DDT를 뿌린다. 모기는 박멸됐으나 이상하게도 민가의 지붕이 너덜너덜 떨어지기 시작한다. DDT로 인해 굼벵이를 먹고사는 말벌이 사라지자 굼벵이가 크게 번식, 이엉을 엮어 얹은 지붕을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정부는 양철판으로 지붕을 덮게 한다. 이번에는 주민들이 집단 불면증에 시달린다. 열대지방의 집중호우가 양철지붕을 때리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DDT로 죽은 벌레를 먹은 뱀이 죽는 것이었다. 잇달아 그 뱀을 먹은 고양이도 죽는다. 먹이사슬을
공공성을 담보로 고용불안과 도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하수처리장 민간위탁 처리계획을 즉각 취소해야 마땅하다.최근 제주자치도에서는 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에 기술력이 부족하여 빈번한 사고가 발생하여 보목, 색달 하수처리장을 민간위탁하겠다고 발표하였다.과연 기술력이 부족한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하수처리장에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들은 다년간 하수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하수처리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들은 기술력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말인가? 이는 현장에서 묵묵히 근무하고 있는 공직자들에 대한 자부심과 업무
제주4.3사건이 발생한 지 75주년이 지났습니다. 초기 미군정의 대응은 강압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5.10 단독선거가 전국 200개 선거구 중 제주도 2개 선거구만 유일하게 무효가 되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미군정이 군 병력과 경찰력을 크게 증강시키면서 강제진압과 초토화작전이 이어집니다. 제주도가 '붉은섬'이 되고, 학살장이 돼 버렸습니다. 이번 특별기고는 4.3 당시 역사적 상황과 5.10 단선 제주지역 무효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오늘로 ‘5.10선거 거부’ 75주년을 맞습니다. 제주도민들은 1948년 5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들불축제는 2021년 문화관광축제로 개최됐으며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K-컬쳐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대한민국이 인정한 문화관광 축제다.초창기부터 10여 년 이상 직·간접적으로 들불축제에 관여해 온 필자는 올해 들불축제를 바라보며 지금껏 가져온 자긍심이 무너졌다. 국내서 대형산불이 빈발함에 따라 산불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축제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국내·외 초청 인사와 관광객을 초대해 놓고 광장에 준비한 달집 하나 태우지 못하는 등 축제 성공
요즘 여기저기서 우리나라 의료의 문제점에 대해서 논란이 뜨겁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과의 진료 공백과 응급환자의 처치 지연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문제가 많다. 빨리 치료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환자가 치료가 늦어져 사망하든가, 밤중에 아이가 아파도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부모의 얘기를 듣다 보면, 세계 최고의 의료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기에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의료의 특성과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민께서는 이것을 의사가 모자라서라거나 의사들이 돈만
관광정책 또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려면 우선 관광객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관광객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계획하는지, 소비하는지, 이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2022년 제주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관광객의 약 91%는 개별여행객이다. 개별여행 성향은 개개인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해서 “제주 관광객은 이렇다”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그렇지만 집단으로서 관광객의 패턴은 찾아낼 수 있다. 제주에서 관광객들의 행동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하면 가능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017년부터 관광객들의 성향을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1991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43회를 맞았다.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정착되기 위해 장애우, 장애자 등의 용어와 혼동의 시간이 있었고 장애인과 함께 비장애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성인이 된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도서관에서 과자를 먹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쓰레기통 앞에 갔는데 버리지 못한 채 내게 돌아왔다. 자기는 1학년 3반인데, 1반 쓰레기통 밖에 없단다. 아들의 말이 무슨 말일까 알아보았더니 아들은 ‘일반 쓰레기통’라고 적혀있는 것을 1
사회의 건강 수준을 조사하는 방법은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으나, 계량화 된 건강지표를 이용해 나라, 지역, 연령, 성별 등의 건강수준과 특성을 수량적으로 파악하는 조사가 가장 많이 통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이 건강지표를 통해 건강수준을 매년 조사하고 있고, 특히『2021년 조사한 지역사회건강지표』 결과에서는 서귀포시가 비만율 전국 1위, 고위험 음주율 전국 2위, 걷기 실천율 전국 9위로 시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어, 건강 의식 개선이 새로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고자 우리 서귀포시에
과거를 잘 정리하는 것은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는 일이다. 때문에 이번 4.3미술 국제 학술 컨퍼런스 는 4.3미술제의 중요한 매듭이자 물꼬였다. 1부 ‘기억’에서 지난 시간들을 환기하고 성찰 지점을 짚어 보았다면, 2부 ‘저항’, 3부 ‘평화’에서는 내일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단서를 찾는 시간이었다. 최태만(미술평론가)과 리춘펑(작가·기획자)의 발표를 통해 미얀마와 홍콩의 정세를 톺아보며 현재 진행 중인 노골적인 국가 폭력에 대응하는 예술적 저항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김준기(미술평론가)와 토미야마
1994년 1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해마다 개최되어 온 4.3미술제가 올해 30회를 맞았다.탐라미술인협의회(현재 탐라미술인협회, 이하 탐미협)가 1993년에 창립된 이래 4.3미술제 개최는 탐미협 활동의 구심점이었다. 탐미협 회원을 중심으로 개최되었던 4.3미술제는 21회(2014년)부터 좀 더 뛰어오르기 위해 외부 전시 감독 도입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참여 작가와 기획 평론 인력의 폭은 이전보다 넓고 다양해졌다. 새로운 만남, 낯선 대화, 다른 생각들은 서로 서로 자극이 되었고, 4.3미술제를 함께 고민하는
제주4.3 75주년을 맞아 국민통합 대한민국의 꿈이 평화로 승화하는 원년이길 기원합니다.3만 4.3영령님을 해원해 드리는 일은 온 국민과 함께 손잡고 희망의 매래를 만들어야 하고, 미래세대에게는 아픔이 없는 인권이 존중되는 평화의 나라를 물려주는 것입니다.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도움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4.3을 정의롭게 해결하고 평화로 승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맙습니다.돌이켜보면 김대중 정부에서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노무현 정부에서 4.3진상조사보고서와 그에 따른 대통령 사과,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추념일 지정, 문재인 정부에
국무총리 산하에 사행산업을 감독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있다. 이곳에서 감독하는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경기는 합법적인 산업이다. 각각의 엄격한 근거 법률도 있다. 일정 수익금은 공익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로또 복권이 대표적이다. 제주는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1868억원의 복권기금을 확보했다. 이 복권기금은 중소기업과 농어촌, 고용과 생활환경 취약계층, 교통약자 등에 대한 지원에 활용됐다. 경마도 그렇다. 제주경마공원이 1990년 개장된 이래 2022년까지 누적 지방세는 1조7000억원
간혹 저는 오후 4시경에 신제주성당 바로 앞에 있는 삼무공원을 산책합니다. 그때마다 소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정겹게 담소를 나누거나, 홀로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사색에 잠긴 이들을 예사로이 봅니다. 또한 어떤 이들은 주변 둘레를 부지런히 땀나게 걷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 사이에 공원광장을 거닐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관광객들도 드문드문 눈에 띕니다. 이런 면에서 삼무공원은 삭막한 회색 빌딩 숲으로 변해가는 연동 지역의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 주종인 해송(海松)을 비롯한 능수벚나무와 아왜나무 등이 어우러져 운치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2023년도 문화예술지원사업 공모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선정된 분들에게 경하의 박수를 보낸다.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작품들이 경쟁을 뚫고 빛을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런데 문학부문에 선정된 문인들의 면면을 보면서 의아심이 드는 점이 더러 있었다.부부가 공무원 퇴직자로 막대한 연금을 받는 사람도 있고, 10회 이상 지원받은 단골 문인도 있다. 심사위원을 했거나 또는 강의를 하면서 제자들과 경쟁을 해서 선정된 경우도 있고, 원로예술인지원을 받아 전 생애 작품을 정리한 사람이 다시 예술활동지원에
의학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기원전 460년에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전 세계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문 낭독까지 하는 의학의 스승이다. 그는 자연의 명의는 첫째 장소, 둘째 물, 셋째 공기라고 강조했다. 장소는 청정 제주도이다. 물은 화산섬 용암층에서 정화된 암반수다. 공기만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각종 공해로 안심할 수 없다.숲이 아무리 울창해도 미세먼지 정화는 50%도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대기 환경이 불확실성을 활용해, 중소기업 대기업 등이 공기 산업에 진출한 상품이 있다. 우리들의
제주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가 끊이지 않고 열린다. 그런 행사장마다 빠지지 않는 게 플라스틱 삼다수 병과 종이컵, 빨대, 비닐 포장재다. 2년 전 다회용 텀블러를 공유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뒤 이런 행사에 다회용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 일이지만 일회용품 감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되도록 많은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너무나 값싼 일회용품에 길들여진 터라 다회용품을 ‘돈을 내고’ 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 그리고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는 또 다른 장벽이 존재하는데, ‘친환경은 곧
서울 국회의원에 의한 제주 교육의원제 폐지 위헌성을 다툴 시한은 4.19!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한 교육자치 20년 이렇게 막을 내려도 되는지요?교육의원님들,새 학기가 시작되고 교육위원회 의정활동도 본격화되어 바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이런 기고를 하게 된 것은 제가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입과 더불어 제주 교육자치 변화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20여 년간 교육의원 제도가 갖는 의의를 도민에게 설파해 온 당사자로서 교육의원님들께 고언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아시다시피 저는 2021년도에 한국교육행정학회 회장으로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
며칠 전 제주도의회 의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측정된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인 0.08%를 크게 넘어섰으며, 해당 의원 또한 음주운전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제7조 공직자의 청렴의무’에 따르면 “공직자는 법령을 준수하고 친절하고 공정하게 집무하여야 하며 일체의 부패행위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 또한 공직자로서 당연히 청렴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또한 이를 준용하여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
“그런데 습지는 늪을 말하는거야?” 지난 설 명절 연휴, 오랜만에 제주에 방문한 서른 넘은 친오빠가 내게 물어왔다. 제주생태관광협회에서 근무하며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는 내게 답을 구하는 눈치였다. 말 그대로 축축한 땅인 습지는 강, 호수, 연못, 바다의 연안지역(간조 시에 수심이 6m를 넘지않는 해역), 늪, 삼각주, 산호초 등을 폭넓게 아우른다. 생명이 시작되는 땅인 습지, 자연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온몸으로 온전히 느끼기란 참 어렵다. 어쩌면 바쁜 현대사회에서 ‘시간을 내어서’ 그것들을 경험하고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