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칼럼] 국민을 위한 살신성인의 정신

소방관이 불을 끄는 직업이라면 정치인들은 민생의 불을 끄는 직업이다. 소방관들은 목숨을 걸고 불을 끈다. 그리고 119구조대는 궂은 일 좋은 일 마다 않고 처리를 잘 함으로서 국민의 친숙한 머슴이 되었다. 반면 정치인들은 민생의 불을 끄기보다 불난집 부채질을 잘하고 논쟁만 일삼는다. 말도 잘한다. 예를 들면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 문제를 놓고 보편적 복지를 해야 된다느니 선별적 복지해야 한다느니 시끌벅적 논쟁만하다가 불은 끄지 않고 잔불을 남겼다가 대학생 반값 등록금으로 비화되더니  청계천 거리촛불 시위로 옮아 붙었다.

대학생 반값 등록금은 실은 민주당이 지난 1월 저소득층 50%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반값 등록금제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가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난으로 물러선 정책이었다. 이것을 모를 리 없는 여당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 얘기를 불쑥 꺼냈다가 그 불길이 크게 번지자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반값 등록금은 재정 여건상 어렵다”라는 반대로 한나라당의 등록금 정책은 오락가락하게 되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등록금 촛불시위는 제3의 6월 항쟁이라고 붙이고 있다. 광우병 촛불시위가 제2의 6월 항쟁이라면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열린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는 제3의 6월 항쟁이라고 비유 했다. 광주 민주항쟁을 욕되게 하는  지나친 비유이다.

C 일간 신문 사설에서 지적을 했다.  “원내대표가 한쪽은 촛불에 델까 봐 두려워, 한쪽은 촛불에서 정치적 이득을 취해 보겠다고 대학생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등록금 인하는 여당의 모 대표가 먼저 불을 질렀고 이에 정부는 고민을 하고 있고 야 4당은 온 몸으로 결사 항쟁을 하고 있다. 민생의 불을 끄기는 고사하고 불난 곳에 부채질을 하는 것 같다. 심지어는 자기편이 사회단체를 거리에 동원하면서 맞불을 놓는다. 오프라인에서 일어난 불은 경찰이 24시간 대치하고 있지만 온라인 상의 인터넷 불은 끌 수 도 없이 번지고 있다.

총선과 대선이 가까워 오니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남아 나겠는가. 이러는 사이에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청년실업자는 늘어만 가고 곳곳에는 저축은행비리가 만연되고, 정치비리와 부패는 개선되지 않고, 살기 어려운 서민들은 정치인들의 달콤한 공약에 현혹되고 국가재정은 거덜 난다. 국민은 양분되면서 사회는 혼란에 빠져들고 국가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제발 냉정을 찾았으면 한다. 지금 부터라도  정부, 국회, 대학당국, 대학생, 교수를 포함한 지식인 그리고 정부 여당 및 야당은 머리를 맞대고 대학등록금이 OECD에 비교한  적정수준설정과 지원에 따른 국고 확보방안등을 마련함은 물론 이외의 각종 민생문제도 합리적으로 차분히 풀어가야 한다. 반값 등록금 등 민생문제 해결에 어느 당도 공치사를 하면서 정치적으로 표심을 잡으려 해서는 안된다. 여든 야든 나뿐일에 난형난제가 되지 말고 좋은 일에 난형난제가 되었으면 한다. 포풀리즘 즉 인기 영합으로는 진정한 민심을 얻을 수 없고 결코 정권을 유지하거나 창출할 수 없다.

이 나라 주인은 국민이다. 어떻게 이룩한 나라인가. 이번 총선이나 대선은 불속에 뛰어드는 소방관 같은 희생정신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야한다. 소방관이 불속에 뛰어들 때 기도문을 보라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힘을 저에게 주소서 그리고 국가의 소명에 따라 저의 영혼이 육신으로 부터 떠나게 되면 신의  가피로 속세에 홀로 남을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하고 국민을 위해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이고 있지 않은 가. 우리 사회는 위험하고 힘들고 돈을 못 벌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소방관․우리 사회는 그들의 목숨, 그들의 희생 위에서 지탱되고 있다. 소방관들의 불속에서 주검 앞에서 정치인들은 겸허히 돌아보아야 한다. 정치인이나 소방관 직위와 권력 명예는 비록 다르더라도 모두가 같은 공직자가 아닌가.

▲ 김호성 전 제주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미국 뉴욕의 9․11 테러 당시 모든 사람이 테러 현장에서 도망쳐 달려 나올 때 죽음의 불지옥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것이 소방관들의 숙명이다. 어느 사회는 이 숙명 앞에 고개를 숙이고 그들을 영웅으로 기린다. 미국이 대표적인 나라다. 아이들이 “소방관 아저씨가 되겠다”고 노래하고, 소방관의 직업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전체 2위가 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다. 소방관이 칭송을 받듯이 정치인이 가장 영웅이고  명예롭고 존경받는 직업이 될 때 나라가 바로 설 것이다. 정치인들은  소방관의 기도문을 배워라. 여당이나 야당은 산하에 119와 같은 민생 구조대를 두고 민생의  불을 잘 소화하는 공도정치를 했으면 한다. / 전 제주행정부지사  김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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