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최동원 빈소에서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선동열 전 감독. <뉴시스>
【뉴시스】한국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별세에 야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을 비롯해 선동열 전 삼성 라이온스 감독, 허구연 MBC 해설위원,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 김경문 NC 다이노스 초대 감독, 이광환 전 LG감독과 국회의원 정동영 등은 14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한결같이 굳은 표정이었다. 고인을 떠나보낸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동열(48) 감독은 고인이 된 최동원 감독과의 긴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어릴 적에 동원이형은 나의 롤 모델이었다"며 "비록 프로에 와서 라이벌 관계가 됐지만 어렸을 때 동원이형을 보며 투수가 돼야겠다는 꿈을 꿨다"고 고인과의 각별한 관계를 드러냈다.

선동열은 최동원과 벌인 경기 중에서 87년 펼쳤던 맞대결을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로 꼽았다

"87년 선배와 맞대결했던 롯데와의 경기를 잊을 수 없다. 200개 이상 공을 던지는 그런 경기를 우리 둘이 함께 했다"며 "그런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니 비통할 뿐이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허구연(60) MBC해설위원도 애석한 마음을 "아까운 인재를 또 한 명 보냈다. 앞으로 더 활동해야 할 친구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 야구계에는 큰 손실을 입었다"고 표현했다.

저녁 무렵 빈소를 찾은 각계 인사들의 발걸음도 계속 됐다.

정계에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정동영 의원,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 영정 앞에 헌화하며 애도를 표시했다.

야구계에서는 '원조 홈런왕' 김봉연, 김인식 전 한화 감독, 김성근 전 SK 감독, 김재박 전 LG 감독이 고인 곁을 지키며 한참 동안 슬픔을 나눴다.

김인식(64) 감독은 특유의 담담한 톤으로 고인의 최근 모습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두 달 반 전 고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오히려 내게 건강이 어떠냐 물으며 본인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면서 안타까워 했다.

"장효조를 떠나보내고 안부차 전화를 해 봤는데 안 받았다"며 "느낌이 안 좋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인의 동생이 다시 전화하더니 전화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면서 애석해 했다.

그는 또 "선동열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선수였다. 최고의 야구를 했던 그가 한참 야구를 해야 할 시기에 떠나가니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며 잠시 애상에 잠겼다.

김성근 전 SK 감독은 아무 말 없이 애써 슬픔을 감추는 듯 서둘러 장례식장을 떠났다.

최동원 전 감독은 이날 새벽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07년 최초로 대장암 진단을 받은 최 전 감독은 한 때 병세가 호전돼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으로 복귀하기도 했지만 최근 직장까지 암이 전이돼 전날 밤 일산병원에 긴급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별세했다.

한편 바쁜 일정 속에서 이날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으려던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는 부득이하게 다음날로 조문 일정을 미뤘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같은날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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