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3) 박항기 (주)메타브랜딩 사장“참여.개방.공유 중요한 시대...제주 ‘궨당’ 도움 안 돼”

“웹2.0시대의 본질은 참여, 개방, 공유다. 이를 수용한 자만이 리더가 된다. 제주의 ‘궨당’은 문화적으로는 괜찮으나, 비즈니스 할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주도 사위라고 밝힌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 회사 (주)메타브랜딩의 박항기(43) 사장이 20일 오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대학생 아카데미’ 강사로 나서서 한 말이다.

메타브랜딩은 삼성전자의 ‘하우젠’, SK그룹의 ‘OK cashbag', 전기밥솥 ’리홈(LIHOM)' 등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들의 브랜드 마케팅을 도맡아 오고 있는 국내 최대 브랜드 회사다. 연 매출 40억원에 달해 아시아에서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부산의 ‘해운대 사나이’로 자란 박 사장은 20대 중반 제주의 오색빛깔 바다를 보고 ‘언젠가 이곳에서 인생을 맞게 되겠다’는 예감을 했다고 했다.

예상은 현실이 돼 ‘유난히 강한’ 제주 여인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그는 ‘제주를 처가로 두고 있는 남편들의 모임’ 사무총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 박항기 (주)메타브랜딩 사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제주에서 인생의 후반부를 보내고 싶다는 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인생과 경영 노하우 전반에 대해 그에게 주어진 100여분을 사용해 모두 쏟아냈다.

‘21세기 브랜딩 전략’을 주제의 강연에서 그는 “20세기와 21세기는 다르기에 ‘21세기 전략’을 새롭게 짜야한다”고 말했다.

많은 기업들이 이를 증명한다. 끄떡없을 것 같던 삼성전자도 위기를 맞고 있고 미국 대학생들이 만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facebook)’은 세계적인 상품이 되고 있다. 반면 대학생이 만든 ‘야후(yahoo)'는 역사에서 사라지고 있다.

▲ 박항기 (주)메타브랜딩 사장.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박 사장은 “‘21세기 경영환경’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글로벌이나 디지털이 아닌 ‘경계 없음(보더리스.borderless)’”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산업의 경계, 제품과 서비스의 경계, 제조와 유통의 경계, 국경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했다.

화장품 회사로 알려져 있던 (주)태평양은 ‘미와 건강을 판다’며 식품 경영업에 뛰어든 지 오래다. 비타민 음료인 ‘비타500’도 음료 회사가 아닌 제약사가 만들어낸 제품이다.

제조업체가 제품 생산만 하던 것도 옛말이다. 유통업체로 알려진 이마트가 대표적인데, 직접 기획한 상품을 위탁 제조해서 판매하고 있다. 또 제조업체 삼성은 ‘디지털프라자’라는 거대한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한 기업이 상대해야 할 경쟁자도 바뀌고 있다. 박 사장은 “나이키의 경쟁자가 동종 업계인 아디다스나 퓨마라고 보는 것은 20세기적 사고다. 이들이 아닌 ‘엑스박스(xbox)'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 게임기다. 이들이 출시되면서 사람들은 아웃도어 스포츠를 하지 않기 시작했단다. 과거의 적들이 지금은 동지로 뭉쳐 ’아웃도어 스포츠가 진정한 스포츠‘라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뿐 아니다. 철강회사의 경쟁자는 고강도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외관 프레임을 제작하는 화학회사이며, 기존 은행의 경쟁자는 세계적인 금융기업이 아닌 수천만대의 단말기를 퍼뜨리고 있는 통신회사가 되고 있다.

박 사장은 “철강회사가 ‘우리는 철강회사만 조심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순간 망한다”고 단언했다.

기존의 산업분류표를 통해 기업을 나누는 것은 ‘옛날식’이라는 것이다. 대신 ‘고객의 욕구(needs)’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사람들은 폴라로이드가 아니라 즉석에서 사진을 찍는 환경을 원했기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자 폴라로이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세 번째 강사로 나선 박항기 (주)메타브랜딩 사장의 강연 당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 ⓒ제주의소리 이미리 기자

박 사장은 미래형 브랜드에서 찾아낸 ‘21세기형 브랜드의 특징’들을 소개했다. 확장된다는 것(entending), 상호교감적이라는 것(Interactive), 종교적인 브랜드라는 것(Symbolic),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것(experiential), 감성적이라는 것(emotional) 등이다.

이 특징들은 박 사장이 강조하는 21세기 ‘웹 2.0시대’의 본질들인 ‘참여, 개방, 공유’를 공통 분모로 하고 있다.

그는 “이를 수용한 자만이 리더가 된다. 제주도 궨당 문화는 철저히 개방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할 때는 개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방 출신인 박 사장은 또 제주지역 대학생 청년들에게 “지방이 핸디캡이 아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인사권자로서 서울 대학에서 낮은 수준의 학생 보단 노력하는 지방대의 선두 학생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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