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리그 MVP 0순위로 '쾅'...최근 2년간 부진도 '훌훌'

▲ 올 시즌 45세이브로 삼성의 뒷문을 탄탄하게 지킨 오승환. <뉴시스>
【뉴시스】오승환(29)이 올 시즌 마무리 투수의 '정의'를 내렸다.

강팀에는 반드시 좋은 마무리 투수가 버티고 있게 마련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그랬다. 오승환이라는 걸출한 마무리 투수가 있어 선수들은 시즌 내내 마음 편히 야구를 할 수 있었다. 호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삼성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 시즌 76승2무47패로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오승환은 5-3으로 앞선 9회말 등판, 1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45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올 시즌 오승환은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52경기에 등판한 오승환은 1승 무패 45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65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이 올해 기록한 76승 중에서 45번이나 뒷문을 잠그는데 성공했다. 블론세이브는 5월20일 두산전에서 기록한 한 차례가 전부다.

한층 날카로워진 직구와 슬라이더는 상대 타자들이 알고도 공략하지 못했다. 150km가 넘는 속구는 무브먼트 때문에 상대 타자가 느끼는 체감 속도가 이를 훨씬 상회한다. 무표정한 카리스마는 어떠한 시련에서도 듬직하다. 탁월한 구위에다가 두둑한 배짱까지 마무리 투수가 가져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춘 것이다.

올해 오승환의 선전은 상상을 뛰어 넘는다.

오승환이 지난 2009년과 2010년 쌓은 세이브 숫자는 23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평균자책점은 4점을 훌쩍 넘었다. 2006년(47세이브), 2007년(40세이브), 2008년(39세이브) 세 시즌 동안 126세이브를 기록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른쪽 팔꿈치 부상이 이유였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후 뼛조각 제거 수술도 받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세 차례나 팔꿈치 수술을 받아 부활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2년 동안 참고 기다렸고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3년 만에 당당히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최소경기 10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운 오승환은 20, 30세이브 고지도 최소경기 타이기록으로 정복했다. 이후 40세이브는 역대 최소경기로 작성했다. 현재 역대 최다인 23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기록중이다. 역대 최연소(29세), 최소경기(334경기) 200세이브는 자연스럽게 오승환의 몫이었다.

2006년 작성했던 한국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에도 근접했다. 삼성이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지만, 신기록 돌파도 꿈은 아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오승환의 세이브 기록과 최형우의 홈런 기록이 걸려 있기 때문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미 삼성은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했기 때문에 휴식 기간은 충분하다. 여력이 있는 셈이다.

또 오승환은 무패 구원왕에 도전하고 있다. 불세출의 투수 선동열조차 하지 못했던 기록인데 오승환이 대기록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현재 성적만 놓고 봐도 오승환은 정규리그 MVP로 손색이 없다.

소속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고, 오승환을 제외한 7개 구단 클로저 중 아무도 2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없다.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이 마무리 부재로 곤란을 겪었기 때문에 오승환의 존재가 더욱 빛이 나고,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된 시즌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이 정규시즌 1위를 한 원동력에 대해 오승환의 부활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오승환은 우승을 확정한 후 "정말 기쁘다. 정말 오랜만에 우승한 것 같다. 특히 재활에 성공해서 뜻깊은 한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오승환의 어깨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정조준하게 됐다.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전망도 밝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 더 강했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통산 10경기(16⅔이닝)에 등판, 1승 무패 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했다. 특유의 '강심장'은 큰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오승환이 버티는 후반만 놓고 보면 삼성의 5년 만에 패권 탈환은 떼논 당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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