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45세의 젊은 나이에 삼성그룹 CEO 자리에 올랐다고 했다.

당시의 중압감을 “이가 모두 내려 앉아 임플란트를 했을 정도”라고 말한 그는 “내가 40대 중반에 뭔가 하지 않으면 50대에도 이루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죽을 각오로 세상에 덤볐다”고 덧붙였다.

제주출신 IT서비스 업계 선두 주자인 롯데정보통신의 오경수(54) 대표 이야기다.

제주지역 청소년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한 ‘JDC대학생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사로 11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 강당에 오경수 대표가 올랐다.

▲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제주의소리

오 대표는 “성공하지 못한 것이 실패가 아니라 시도조차 해 보지 않은 것이 실패”라고 강조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슨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는지를 따지는 ‘학력(學歷)’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배운 것을 재학습하고 분석하는 능력인 ‘학문적인 노력(學力)’이 중요하다”

오 대표 자신이 ‘노력의 사나이’로 유명하다. 특히 깨알 같은 메모는 그에게 ‘메모의 달인’, ‘오 마담’이란 별명을 선사했다. 2010년 정보문화유공자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한국의 메모 달인’을 소개하는 책에 소개되기도 했을 정도.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은 20여년 넘게 몸에 베인 습관이라고 했다.

▲ 직접 들고 나온 신문으로 스크랩하는 방법을 소개한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 ⓒ제주의소리
“아침 6시에서 9시 사이에 주요 일간지의 37·38·39면을 살펴본다. 사설과 칼럼이 있는 곳이다. 괜찮은 칼럼을 찢어 둔다. 다음은 인사·부고란을 살핀다. 필요한 정보는 역시 찢어둔다. 찢어 놓은 신문은 출근 후 시간 날 때마다 스크랩을 한다. 아침에 바쁜 시간을 쪼개 신문을 살펴보는 방법이다. 스크랩을 해 놓으면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오 대표는 임직원들의 결혼기념일까지 챙길 정도로 인맥관리가 철저하다. 기념일을 잊고 있던 남자 직원들에게 종종 감사 인사도 받는다고 했다.

“내 핸드폰에는 3800명의 번호가 저장돼 있다. 지인이 승진하거나 부고가 났을 경우 관심을 곧바로 전한다”

오 대표는 꾸준히 매일매일 반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소개했다.

“하루 3시간씩 10년을 하면 1만 시간이 된다. 어느 한 분야에서 1만 시간을 채우면 누구나 프로가 된다”

오 대표에게는 10년·20년 넘도록 지켜온 좋은 습관이 여럿이다. 신문스크랩 25년, 임직원 축하전화 12년, 아내와 등산·여행 8년, 단행본 1년 100권 이상 읽기 12년, 매주 화요일 쓰레기 분리수거 하기 8년.

오 대표는 “하찮아 보이는 것들이지만 10년·20년 반복 되면 실력이 되고 노하우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위기설마저 돌던 IT업계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았던 롯데정보통신의 CEO가 바라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오 대표는 “빼곡한 스펙(SPEC·취업 준비생들이 학력·학점·토익 점수 등을 이르는 말)보다 자신만의 무형자산을 가진 인재가 21세기 인재”라고 말했다.

▲ 오경수 롯데정보통신 대표의 강연을 듣기 위해 자리를 가득 채운 JDC대학생 아카데미 수강생들. ⓒ제주의소리

오 대표는 또 “기업들은 적극성과 조직적응력·대인관계를 우선한다. 목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창의성을 발휘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지 등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자신만의 ‘무형자산’은 높은 직책이나 학력 보다 강력한 힘이 된다. 오 대표는 이를 ‘벌거벗은 힘’이라고 말했다.

“열매가 많이 열리고 잎이 무성한 나무가 훌륭해 보이지만 겨울날 벌거벗으면 앙상한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현직에서 물러났을 때 갖고 있는 힘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내가 대표라는 직함을 모두 버리고 나면 나에게 남는 알맹이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껍데기가 아닌 속에 있는 알맹이를 강화시켜야 한다”

오 대표는 제주인들에겐 'IT DNA'가 대물림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돌구멍에 걸어두는 통나무를 통해 집주인의 부재 여부를 이웃에 알려주는 ‘정낭’이 디지털 신호의 효시라는 것.

오 대표는 정낭의 DNA를 갖고 있는 고향 후배들에 대한 기대가 큰 듯 했다.

오 대표는 “롯데정보통신은 구좌읍 월정리의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에 참여하고 이다. 이중에서도 전기자동차의 운행을 실증하게 된다. 제주지역에 지사도 만들고 지역 후배들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롯데그룹은 2018년 매출 2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노력하고 협력할 줄 아는 젊은 인재들이 필요하다. 지난해 제주지역 대학 출신 2명이 입사했다. 훌륭한 제주지역 학생들이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여러분의 라이벌은 누구냐”고 물은 뒤 “나의 라이벌은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매일 새로워지려는 노력이 나의 라이벌이며, 어제의 자신이 나의 라이벌”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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