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축구리그] 탐라기 우승에 권역 리그 3연패 '최고의 해'

▲ 올해 탐라기 우승과 권역 리그 3연패 등으로 최고의 해를 보낸 서귀포중 축구부. ⓒ제주의소리DB
서귀포중의 '유쾌한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서귀포중에게 2011년은 잃은 것 보다 얻은 것이 많은 한 해 임에 틀림없었다.

16일 경북 영덕 강구B축구장에서 열린 2011 대교눈높이 전국중등축구리그 왕중왕전 32강에서 충의중(경기)에 승부차기 끝에 져 탈락의 쓴맛을 봤지만, 올해 탐라기 우승에 권역 리그 3연패를 달성하는 등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최근 몇 년간 각 종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둔 서귀포중이지만, 올 시즌 초반 춘계연맹전과 제주일보 백호기 대회에서 초반 탈락의 부진을 맛보면서 불안감을 자아냈다. 특히 춘계연맹전에서는 한 수 아래로 여겼던 강진중(전남)과 수영중(부산)에 내리 패하며 충격은 더 컸다.

여기에 각 팀들의 전력도 상향 평준화돼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권역 리그 개막전에서 제주중과 1-1로 비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력이 완성도를 더해가면서 독주 체재를 굳혔다.

해결사 김레오와 이기현, 최도훈(이상 3학년)으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는 물 만난 고기 마냥 연일 골 사냥에 나서며 상대에 큰 위압감을 심어줬다. 185cm 장신 수문장 박한근과 오호준, 이윤호(이상 3학년) 등을 축으로한 수비라인도 빈 틈 없는 수비로 힘을 실었다.

이어 대정중과 오현중, 제주중 등 경쟁팀들이 순위 길목에서 주춤거린 것도 서귀포중이 독주를 굳히는데 큰 힘이 됐다. 지난 7월 제주 탐라기 대회는 서귀포중의 2011년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꼽혀도 손색없었다.

당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던 서귀포중은 능곡중(경기), 포철중(경북), 동북중(서울), 북성중(광주) 등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결선에서 맞붙은 팀들 모두 우승후보로 부족함 없는 전력을 갖춘 팀이라 선수들의 자신감 축적에 큰 힘이 됐다.

도내 중학교 단일팀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의 대위업을 작성하자 선수들의 플레이와 표정에는 자신감이 한껏 붙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의 기량도 동반 상승하면서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 서귀포중은 시즌 마지막 대회인 이번 왕중왕전에 3학년 선수들을 풀가동하며 또 한 번 상위 입상에 나섰다.

64강에서 석관중(서울)에 4-1 대승을 거둔 서귀포중은 후반 먼저 2골을 내주고도 이기현과 김레오의 연속골로 단번에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이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승부차기에 돌입한 가운데 1명의 키커가 뼈아픈 실축을 범하면서 16강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다.

비록 상위 입상의 꿈은 좌절됐지만, 올 시즌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물은 서귀포중 선수들이 앞으로 축구인생에 상당한 '자양분'이 될 것임에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3학년 선수들에게는 이러한 우승의 달콤함이 자신의 경쟁력을 좀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 시즌 어느 팀 못지 않게 유쾌한 한 해를 보낸 서귀포중은 내년 시즌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다시 축구화 끈을 고쳐맨다. 중문초 시절 전국소년체전 주축 멤버로 뛰었던 안현준과 고은석, 성종호, 김영광 등 2학년 선수들의 기량도 괜찮은 만큼 기대가 크다.

서귀포중 고성춘 감독은 "권역 리그 3연패에 탐라기까지 우승하면서 최고의 해를 보냈다. 이는 지난 동계훈련 때부터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물"이라며 "올 시즌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또 하고자하는 의욕도 대단해 선수들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모든 공을 선수들에 돌렸다.

최근 호성적의 비결로 선수들의 '성실함'을 꼽은 고 감독은 "2학년 선수들의 기량도 괜찮아 내년 시즌에도 정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권역 리그 4연패에 전국소년체전에서 기필코 메달을 따고 싶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동계훈련을 통해 착실하게 보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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