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축구리그] 여러가지 악재 딛고 각 종 대회서 선전

▲ 올 시즌 여러가지 악재 속에서도 선전을 펼친 서귀포고 축구부. ⓒ제주의소리DB
제주 산하 유소년 클럽(U-18)인 서귀포고에게 2011년은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한 한 해였다.

서귀포고는 지난 29일 울산 울주군 간절곶인조B구장에서 열린 2011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운봉공고(인천)에 0-2로 패했다.

올 시즌 여러가지 악재 속에서도 대통령금배 3위와 왕중왕전 8강 등으로 무난한 성과물을 올렸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많았다.

시즌 초반 3학년 선수들의 대학입시 문제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서귀포고는 선수들끼리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등 조직력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여기에 '캡틴' 심태수와 이승규(이상 3학년), 이관표(2학년) 등 주력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전술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챌린지리그에서는 동북고(서울), 전주영생고(전북), 풍생고(성남) 등을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과 수비 조직력 불안에 발목이 잡히면서 승리를 놓친 경기가 빈번했다. 또, 백록기 8강에서는 장훈고(서울)에 믿기 힘든 역전패를 당하는 등 위기관리능력도 미흡했다.

특히 수비 조직력 불안은 서귀포고의 발목을 붙잡은 요소 중 하나였다. 경기당 2골에 육박하는 실점율을 기록한 와중에 상대팀의 빠른 역습에 뒷공간이 뻥뻥 뚫리는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며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뒷문이 탄탄해야 공격이 수월하다'는 말은 서귀포고에 현실적으로 확 와닿았다.

무엇보다 U-15 대표팀 부동의 해결사인 이건(1학년)이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장기간 팀에 이탈한 것이 서귀포고 입장에서는 아쉽게만 느껴진다. 실제로 골 결정력 부재로 놓친 경기가 대다수인 것을 감안하면 이건의 존재감은 쉽게 지워지기 힘들었다.

여러모로 굴곡이 심한 한 해를 보냈지만, 그렇다고 희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리그 막판 대건고(인천)와 풍생고 등의 추격을 뿌리치고 조 3위로 왕중왕전 티켓을 확보하는 저력을 과시했고, 간판 미드필더인 김선우와 심광욱(이상 3학년) 등 주력 선수들의 기량도 한단계 성장했다.

'제주 토박이'인 김선우와 심광욱은 U-18 대표팀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전국 탑클래스 유망주로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해결사 이건과 U-16 대표 골키퍼 이승원(1학년)은 후반기 들어 자신감이 한껏 붙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에 큰 힘을 실어줬다.

서귀포고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왕중왕전에서는 저학년 선수들을 내보내고도 대신고, 중동고(이상 서울), 이천제일고(경기) 등을 차례로 연파하고 8강에 오르며 분전했다. 비록 왕중왕전 상위 입상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서귀포고의 내년 시즌 전망은 낙관적이다.

간판 미드필더인 이관표와 왼쪽 풀백 김상근, 양쪽 날개인 고윤철, 이준혁 등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U-15 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김규민(이상 2학년)도 오랜 슬럼프를 딛고 부활의 시동을 켜고 있다. 이어 해결사 이건과 골키퍼 이승원도 후반기 때 살아난 자신감을 토대로 내년 시즌 맹활약을 꿈꾼다.

올해 서귀포중의 탐라기 우승을 이끈 골키퍼 박한근을 비롯, 내년 3월 입학하는 신입생 선수들의 기량도 괜찮다는 평가라 전국 정상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

다만, 해결사 이건이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 차출이 불가피하고, U-16 대표인 김상근과 이승원 등 역시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이라 대표 선수 차출 공백을 얼마만큼 메우느냐가 변수다.

"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했던 한 해"라고 2011년을 평가한 서귀포고 설동식 감독은 "(김)선우, (심)태수, (이)승규 등 주력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면서 어려움이 컸다. 여기에 3학년 선수들의 대학입시 문제까지 겹치면서 더욱 그랬다"면서도 "왕중왕전을 통해 저학년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았다. 내년에는 꼭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설 감독은 "(이)관표, (김)상근, (고)윤철, (이)준혁이 등 2학년 선수들의 기량이 괜찮다. 워낙 개개인의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라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년 시즌에는 백업멤버를 좀 더 키워서 스쿼드의 질을 높일 생각이다. 이번 동계훈련 때부터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는데 포커스를 맞춰서 좋은 결과물을 얻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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