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 유네스코 "환영하지만 고려해야 할 점 많아"

30일, 국제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제9차 '동북아생물권보전지역네트워크' 회의에서 제주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섬 및 연안 생물권보전지역 협회(APICBRA:Asia-Pacific Island and Coastal Biosphere Reserves Association)' 구성과 제주도에 사무국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 제안에 대해 참가국들은 굳이 이 조직을 만들지 않더라도 기존 회의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며, 그럴 돈이 있으면 실제적 환경보전활동을 하는 환경단체에 지원하라는 쓴소리를 하여 실현가능성에 의심이 들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아태지역의 섬 및 연안 생물권보전지역의 국제적 협력증진을 위하여 "아시아.태평양 섬 및 연안생물권보전지역의 효율적 관리 및 연구체계 구축(가칭)" 사업을 제안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본 사업은 아태지역의 섬 및 연안 생물권보전지역의 정보교류 및 공동연구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상호이해 증진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환경과 경제가치를 공동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생물권보전지역의 환경특성, 구획체계, 관리체계, 지속가능한 이용, 전통문화의 발굴 및 보전 등에 관한 상호 정보교환 및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생물권 보전지역 운영 및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경제, 사회,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주도는 APICBRA의 구성을 제안하며, 사무국에 필요한 공간으로  최근 수목원에 개장한 '제주도생태학습관'을 제공할 것을 밝혔다. 사무국 운영비용은 제주도에서 부담하되, 소요예산은 제주도생물권보전지역관리조례에서 확보되는 예산과 중앙부처 지원금, 기부금 등으로 충당할 계획을 세웠다.

참여범위는 유네스코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아태 지역 10개국 16개소를 제시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 일정도 제시했는데, 2006년에 총회를 개최, 2007년까지 협회를 출범시키고 사업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중기(2008∼2010)적으로 생물권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조사 연구와 생태계 보전 및 전통문화 보전에 대한 홍보.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11년 이후에는 장기적으로 공동마케팅을 벌일 것을 제안했다.

참가국과 유네스코, "환영하지만 고려해야 할 점 많아"

이에 대해 이번 회의에 참가한 참가국들은 제주도가 제안한 협력사업 추진을 환영하면서도, "보전이슈에 대한 논의와 회의는 기존에 많이 해오고 있으며 생물권보전지역네트워크회의에서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 이 보다도 실질적 보전활동, 예를 들어 섬 생물권 보전지역 활동 및 신청기관.단체들을 지원해 주기 바란다"고 쓴소리로 화답했다.

이런 국제기구를 만들 돈이 있으면 실제적 환경보전 활동을 벌이는 환경단체를 지원하라는 조언(?)인 셈이다. 

또한 이들은  "섬생물권 보전지역 외에 다양한 측면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다른 회의들과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네스코관계자는 "흥미롭고 유용한 제안이며 이번 회의에서 유네스코 지역사무소 전문관들이 기술적, 제도적 측면에서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태지역 내 동북아 및 동남아 생물권보전지역 네트워크와 태평양 섬 국가들 간의 요구와 역량이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태평양 섬 국가들의 참여는 거리 및 교통특성으로 인해 재정협력사업에 부담이 될 것이므로 이 점을 사업초기에 반영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도내 환경단체의 관계자는 "국제기구의 유치도 좋지만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지적하듯, 막대한 재정을 부담하면서 효과도 의심스러운 사업을 제안할 필요가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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