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보전 용역 중간보고, 모래층이 누수 원인
퇴적층 최고 1m가량 제거하면 40cm 이상 담수

한라산 백록담은 담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으며, 현재 밑바닥에 퇴적돼 있는 토사를 제거할 경우 40cm이상 담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한라산 백록담 담수보전 및 암벽붕괴 방지방안' 용역을 맡고 있는 제주대와 부산대 난대림연구소 공동용역팀은 31일 오후3시 어리목 한라산탐방안내소에서 중간용역보고회를 갖고 백록담 담수 가능성을 확인했음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지난 9월 이후부터 백록담의 담수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토양 층위별 입자분포 분석과 Cs-137(핵실험 결과로 낙진이 어느 정도 쌓여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법) 등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백록담 밑바닥에 쌓여 있는 토사 퇴적층을 제거할 경우 대략적으로 40cm 이상은 담수가 가능할 것인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백록담 토양층을 경사면에서 남서 방향으로 30m까지 분석한 결과, 10m까지는 토양 중 모래 함량이 최고 60%로 물이 쉽게 빠지는 조건을 갖고 있으나 25m 지점 이후부터는 '점토+미사' 함량이 80%로 많아진 반면, 모래 함량은 20% 내외로 낮아져 담수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토양의 층위(깊이)별 입자크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바닥에서 10cm까지 깊이에서는 토양의 입자가 굵어 경산면에서 중심부로 30m 지점까지 가야만 차수에 의한 담수효과를 볼 수 있으나, 깊이 80cm 이하에서는 어느 정도 차수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작은 입자로 토양이 구성돼 있음이 확인됐다. .

Cs-137을 이용한 퇴적양상 조사에서도 경사면에 가까울 수록 Cs-137이 밑바닥 깊은 곳에서 검출되고, 중앙부위로 갈수록 표층에서 Cs-137이 표층에서 검출됐다. 연구진은 Cs-137이 1950년대 핵심험에 의해 지구표면에 퇴적된 것을 감안하면  1950년대 이후에 경사면에서 토사가 유실돼 50~70cm 가량 퇴적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채취한 토양시료로 투수속도를 조사한 결과, 경사면에서 20m까지는 하루에 물이 빠지는 속도가 10m 이상으로 빨라 담수기능이 매우 낮았으나  20m 이후부터는 누수현상이 느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백록담 토양이 담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토양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수속도가 5~10cm/day  이하를 유지할 수 있는 토양층위까지 퇴적층을 제거하는 게 바람직 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의 토양층에서 1950년대 이전의 바닥층까지 70~80cm에서 1m 깊이의 퇴적층을 제거할 경우 백록담은 40cm 깊이의 담수가 가능하다는 게 중간연구 결과이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책임을 맡은 현해남 교수(제주대)는 "지금도 백록담 경사면 주변에는 바닥이 말라 있는 것 처럼 보이나 사실은 모래가 쌓여 있어 담수를 눈으로 볼 수가 없을 뿐"이라면서 "예를 들어 모래가 1m 퇴적돼 있다면 실제 밑부분 50cm부터는 물이 차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결과는 이 퇴적층을 제거할 경우 대략적으로 40cm 이상은 담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보다 정확한 것은 다른 요인들까지 면밀하게 분석해야 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조사를 통해 11월 중순경 도민을 상대로 최종보고회를 가진 후 담수화방안 최종성과물을 제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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