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올레에 대한 단상 / 강창수 도의원·한나라당

제주올레의 등장은 제주관광, 더나가 한국관광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그동안 대규모 관광호텔 중심의 관광, 렌터카나 관광버스를 타고 즐기는 관광, 시설 관람형 위주의 판에 박혔던 제주 관광이 기존 유형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제주의 친환경적 이미지를 제고시켰다.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도를 가져다주는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올레코스 조성이나 정비에 치중된 하드웨어적 접근, 관광객 급증에 따른 환경훼손 가속화, 지역 주민과의 갈등문제 발생,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 미흡 등은 제주올레의 지속가능성을 어렵게 하고 있는 듯하다.

올레코스 개발이 서귀포시를 거쳐 제주시로 이어지면서 그동안에도 행정시 따로 도 본청 따로 관리부서가 제각각으로 일원화가 되지 않아 예산의 중복편성 문제가 발생했는가 하면, 편성된 예산 또한 신규 올레길 조성사업과 정비, 단순 이벤트 행사 개최에 치중됨으로써 제주올레에 대한 총괄적인 관리 운영이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올레코스의 대부분은 해안을 낀 자연풍광과 이동경로를 중심으로 코스가 개발되다 보니 코스별 콘텐츠가 부족하거나 차별화가 없고, 수학여행객이나 단체 관광객들까지 여행일정에 올레길 체험이 포함되다 보니 올레길이 체력단련장으로 퇴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레길, 이젠 질적 관리 필요한 때…

현재 제주올레가 가져온 걷기 열풍의 이용패턴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렇다면 제주올레가 제주관광에 차지하는 위상만큼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지속가능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올레코스별 부족한 특화성을 살리기 위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에 많은 코스를 조성해 서둘러 개방해 온 조급성은 느리게 걷는 도보관광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규코스 개발이라는 양적인 확대, 코스별 특화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도 전역에 걸쳐 대략 30개 안팎의 코스가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숫자로 네이밍된 코스가 아니라 코스별 특성을 부여하여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주민 소득과 연계시켜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코스별로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마을의 소득과 연계가 미흡한 상황에서 사생활 침해, 쓰레기 증가와 농작물 피해 등이 나타나고 있어 주민 마찰이나 무관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해설사, 할망민박, 소규모 식당이나 가게 등 코스 인근의 소수 지역민들만의 경제적 이득이 아닌 마을전체의 소득이 될 수 있는 참여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올레의 지역경제적인 파급효과와 환경훼손 실태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평가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이미 조성된 코스별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대책이 필요하다. 일부 코스에서는 환경훼손이 심각해 코스변경이나 휴식년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코스별 올레지기 부족에 따른 올레길 혼선이나 안내 표지판의 부족과 훼손, 여성 올레꾼들의 안전관리 대책, 화장실이나 편의시설의 관리미흡 등이 개선사항으로 지적되고 있어 올레코스의 질적 관리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올레길 모색위한 거버넌스 필요

▲ 강창수 도의원(한나라당) ⓒ제주의소리
마지막으로 행정당국이나 (사)제주올레가 올레코스를 독점한다는 인식을 버리고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 학계, 관광업계가 모두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체 운영이 필요하다. 제주올레의 성공은 지역자원의 가치를 발견하고 평가하는데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코스별, 마을별 자원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 자연적 요소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의 협조와 참여가 필수불가결하다. 제주올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각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제주올레가 개장된 지 4년이 넘었다. 그동안 제주올레가 이용자의 관점에 치중되어 관리 운영되다보니 제주의 자연환경 훼손은 물론 지역주민들은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제주올레라는 소중한 자원이 특정개인이나 단체의 소유가 아니듯 제주올레의 지속가능한 성공 또한 우리 모두의 공공책임이다. 향후 제주올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제주올레의 정체성과 방향설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 강창수 도의원·한나라당

<제주의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