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이튿날 박준-오재윤사장 회동...공사 "예정된 만남"  

▲ 박준 농심 대표이사(왼쪽),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제주의소리
제주도개발공사와 '삼다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농심의 수장이 9일 개발공사를 전격 방문해 오재윤 사장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개발공사 설치조례' 효력정지 신청과 관련한 법원의 결정이 있고 난 직후여서 회동 배경에 관심이 쏠렸으나 공사쪽은 "예정됐던 만남"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개발공사를 방문한 농심쪽 인사는 박준 대표이사와 최윤석 상무. 이들은 오재윤 사장실에서 약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공사쪽에선 현길호 상임이사가 배석했다.

농심 대표가 공사를 직접 찾은 것은 3개월여만이다. 직전 이상윤 사장은 지난해 10월27일 제주에 내려와 오재윤 사장과 만났다. 그 다음날 공사는 농심에 '삼다수 판매협약 관련 협의안'에 대한 의견 요청서를 보냈다. 판매협약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거래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었다. 양쪽의 공방이 본격화되던 시기였다. 당시에도 이 사장은 최윤석 상무를 대동했다.

이날 만남은 네명이서 몇마디씩 주고 받은 뒤 양쪽 대표끼리만 따로 대화를 나눴으나 '성과'는 없었다. 팽팽한 양쪽의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전날 법원 결정에 대해선 별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

박 대표는 다소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농심이 삼다수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하루아침에 파국을 맞게됐다며 농심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표명했다. 

'국제통'으로 알려진 박 대표는 농심과 거래해온 다른 나라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들과는 20년, 30년이 지나도 아무런 일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대해 오재윤 사장은 "도민 정서상 이런 (불공정한)계약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회동 후 오 사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법적 다툼이 있더라도 공사는 그대로 간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또 앞으로 전국의 대형마트는 공사가 직접 삼다수를 공급하고, 나머지 시장도 제주산 1차산품 판매와 연계하겠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고 덧붙였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회동에 대해 "농심 사장도 바뀌고 해서 지난주에 이미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며 "농심쪽이 섭섭하다길래 그럼 '(파국을 막을)해법이라도 제시해보라'고 했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