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2) 개그맨 정종철 "내 삶의 주인인 나를 아끼며 살아야"

“여러분들이 목표나 비전, 꿈이 있다면 그 꿈과 함께 반드시 따라가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노력’이라는 두 글자가 반드시 따라가야 합니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 등 숱한 유행어로 국내 최고의 개그맨으로 꼽히는 정종철 씨.
 
그가 13일 오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제주지역 청년들의 리더십과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는 ‘JDC대학생 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로 나섰다.

그는 “기회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물방울이다. 노력은 그 물방울이나 빗방울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다. 여러분이 노력이 커질수록 잔이나 그릇 또한 마찬가지로 커지고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단에 선 개그맨 정종철.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충북 제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란 정 씨, 어릴 적 그의 꿈은 다름 아닌 ‘목사’였다. 장기자랑이며 오락부장을 도맡아 했던 그는, 곧잘 따르던 선생님이 “너 개그맨 해도 되겠다”는 칭찬에 그 길로 개그맨의 꿈을 키우게 됐다. 

“집에 가서 제일 먼저 돼지저금통을 까서 녹음 카세트를 샀다. TV에서 나오는 각종 효과음이나 코미디 프로 녹음하고, 계속 듣고 따라하고 미친 듯이 연습했다”며 “여러분이나 나나 똑같다. 다만 연습의 차이일 뿐이다. 자꾸 연습을 하다 보니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걸 캐치했던 것 뿐”이라고 말했다.
 
군대 전역 후 그는 개그맨 지망생이 아닌 ‘주방장’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연예인이 되려면 빽이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하던 냉면집에 ‘주방 보조’로 일하고 있었다.

그래도 꿈은 접을 수 없었다. 어느 날, TV에서 개그 프로그램을 보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마침 ‘KBS 개그맨 공채 모집’이라는 자막이 지나갔다. 그는 “기적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1차 서류 전형에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면접부터는 자신 있었다. 3차도 3등을 하면서 동상을 타면서 한 번에 붙었다”

남들은 재수, 삼수에 10년도 준비한다는 개그맨 시험을 한 번에 붙었다는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 될 법도 한데 정종철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나더러 보통 몇 개월, 몇 년 준비했다면서 너는 한 번에 돼서 좋겠다는 말을 하지만 사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부터 연습해왔고, 연습량과 노력의 양은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정 씨의 개인기에 '빵빵' 웃음이 터진 수강생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옥동자' 정종철씨가 개그맨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하자 경청하는 수강생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국민 개그맨’ 정종철을 만든 ‘열정’이 큰 몫을 했다. 그는 사진, 낚시, 장난감 수집 등 한번 꽂힌 데는 ‘미친다’ 소리를 들을 만큼 파고든다고 말했다.

“사진에 미쳐서 내가 갖고 있는 사진기가 25개가 된다.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고, 한참 미쳐있을 땐 암실도 갖고 있었다. 카메라만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카메라에 쓴 돈만 최소한 3억이다. 그런데 남들은 미쳤다고, 왜 그러냐고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지금까지 남들이 못했던 경험을 하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두 달만에 22kg를 감량하며 ‘몸짱’ 수식어도 얻었다. 아들을 위해서 시작한 운동이었다. “나는 개그맨 정종철 보다는 마빡이, 옥동자라고 불리지 않느냐. 그만큼 캐릭터가 강하다. 아들이 커서 ‘마빡이 아들’이라고 놀림을 받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연 틈틈 각종 개인기를 선보이며 청중의 웃음을 ‘빵빵’ 터트린 정 씨. 마지막으로 그는 제주청년들에게 자기 자신을 아낄 것을 당부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단에 선 개그맨 정종철.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난 못난 얼굴이지만 내 얼굴이 제일 좋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 스스로 그 생각을 갖고 도전하고 자기의 시간을 관리해라.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얼마나 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지 나 스스로를 아끼고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씨의 수많은 취미생활도 결국 '자신'을 아끼는 방법이었던 것. “하루는 24시간이다.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인데 보통 ‘시간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공부하는 거, 가정을 꾸리는데, 직장생활 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산다. 그런데 그 많은 시간 중에서 인생의 주인공인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없다면 그 사람은 과연 잘 살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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