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방지 특별법 시행 1주년 기념 'STOP 성매매! 여성 날개짓하다'

23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여러분! 이 여인을 그대로 두실 겁니까?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이 여인을 구해냅시다!"라는 절규가 사람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 절규에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매매를 금하라' 퍼포먼스의 한 장면이다.

▲ 한 여성이 성매매의 수렁에 빠졌다가 주위의 관심과 사랑으로 회생한다는 내용을 담은 퍼포먼스 '성매매를 금하라!'.ⓒ제주의소리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지 꼭 1년.

㈔제주여민회 부설 성매매피해상담소와 성매매피해여성지원쉼터 '불턱'은 성매매방지 특별법 시행 1주년을 기념해 23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STOP 성매매! 여성 날개짓하다'를 마련했다.

세상에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택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
과연 어느 누가 감히 자신의 삶이 잘못되지 않았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의 고통과 힘겨움 속에서 나름대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타인의 고통이나 힘겨움은 자신보다 가벼울 거라 생각한다.

업소에 있을 때에는 온갖 욕설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업주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소모품이고, 남자들의 욕정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노리개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저들을 벌 주는 때가 올 거라는 믿음과 진정 내 어두운 과거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만 있다면 기꺼이 내 아픔을 꺼내어 보여주고 싶다.

세상은 오늘의 해가 지면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뜬다는 것을 이제야 그 뜻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제 일어나 앞만 보고 다시 한번 먼 길을 가려한다.
예전에는 혼자라는 공포가 나를 괴롭혔지만 이젠 혼자가 아니다.

성매매 없는 세상이 올수만 있다면 부족한 힘이지만 성매매로 인한 피해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성매매피해상담소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성매매로 상처받고 이름없이 잊혀져간 내 친구와 동생들을 떳떳하게 그리워하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탈성매매여성 '꿈이'의 수기

▲ 23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성매매방지 특별법 시행 1주년을 기념한 'STOP 성매매! 여성 날개짓하다'가 열렸다.ⓒ제주의소리
지난 2월 개소해 꾸준히 성매매피해여성들을 지원하고 탈성매매를 유도하고 있는 성매매피해상담소의 김경희 소장은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1년을 "성매매가 엄연한 범죄행위이고 정부차원에서 성매매여성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지원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회상했다.

김 소장은 "성매매특별법은 범죄자로 처벌받아 오던 성매매여성들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지원하는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나 나날이 교묘해지는 업주들의 탈·편법행위에 수사력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탈·편법행위를 일삼는 업주들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경희 성매매피해상담소 소장.ⓒ제주의소리
이어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후 단속에 적발된 업주들의 구속률은 도내에서 4.5%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라며 "사회 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법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계당국의 강력한 수사와 단속 의지가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또 "성구매자들의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도내에서도 오는 10월14일부터 성구매자에 대한 교육들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소장은 "성매매여성들을 피해자로 인정한 것도 큰 성과이지만 앞으로 그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탈성매매를 시도하는 여성들에 대한 주거지원, 일정기간의 생계비 지원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한발한발 내딛으며 성매매 없는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TOP 성매매! 여성 날개짓하다'는 성매매피해여성 수기 낭독(영상), 성매매피해상담소와 쉼터가 걸어온 길(영상), 성매매근절을 내용으로 하는 퍼포먼스 '성매매를 금하라', 어린이난타, 노래패 작은소리큰울림의 공연 등이 펼쳐졌다.

▲ 어린이 난타공연.ⓒ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