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5)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강태선 대표

“저희 직원들에게 이 세 개 단어는 절대 쓰지 않게 합니다. ‘안 된다’ ‘모른다’ ‘없다’ 안 되면 되게 하고, 모르면 배우면 되고, 없으면 찾으면 됩니다”

우리나라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까지는 이 같은 비결이 숨겨져 있었다.
 
(주)블랙야크의 강태선 대표가 3일 제주지역 청년 대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기 위한 ‘JDC대학생 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사로 나서 ‘정상은 내 가슴에’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사로 나선 (주)블랙야크 강태선 대표. ⓒ제주의소리 김태연

강 대표는 학생들을 향해 대뜸 ‘지르라’며 말머리를 열었다. 강연 내내 수도 없이 ‘도전’을 강조했다. 설령 준비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단 저지르면 답이 무엇인지 생각이라도 해본다는 것이 그의 설명.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는 기회조차도 오지 않기 때문에 항상 도전하는 자세를 지닐 것을 주문했다.

이어 그가 털어놓은 성공 전략은 “다르게 싸우라”는 것이었다. “다르게 싸운다는 것은 도전한다는 의미다. 반드시 이긴다는 것은 믿음을 주는 것”이라며 블랙야크의 유럽 시장 진출기를 소개했다.

올 1월 말,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패션쇼 참여를 놓고 고심하자 직원들마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렸다. 게다가 디자이너도 아닌 그룹에서의 참여는 블랙야크가 유일했다. 그러나 강 대표 생각은 달랐다.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적인 디자인에 히말라야 문화를 섞어내는 방식 선택했다. 패션쇼 배경음악 하나에서부터 천편일률적인 음악이 아닌 네팔 고유 음악을 틀며 현지인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다음날 홍보부스에는 현지 아르바이트생이 넌더리가 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른’ 전략이 먹혀들어간 것이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사로 나선 (주)블랙야크 강태선 대표. 강 대표는 고향 후배들에게 '끝없이 도전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 강 대표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제주대 학생들. ⓒ제주의소리 김태연

1973년, 26세 청년이었던 강 대표는 ‘등산용품’ 산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청년 강태선에게 ‘산’만한 아이템이 없었다. 등산복과 코펠, 텐트 등 등산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강 대표는 주변에서 ‘미쳤냐’는 소리를 들었다. 등산인구가 거의 없던 당시 20대 청년의 무모한 도전이 40년이 지난 지금 ‘블랙야크’라는 사랑받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비화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미쳤냐’는 소리를 들었다. 98년도 중국에서 ‘블랙야크’ 1호 북경점을 냈을 때였다.

“북경 1호점을 내고 12년이 지나니 중국은 전세계 아웃도어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중국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했던 ‘블랙야크’가 중국인 등산용품 선호도 1위입니다”라며 그는 한껏 자랑을 늘어놨다.

이어 그는 또 다른 비화도 털어놨다. “여러분이 TV에서 보는 광고 카피를 비롯해 대부분의 광고 카피는 내가 직접 만듭니다. 중국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사람이 가장 약이 오르는 것이 바로 자존심 ‘싸움’이라는 것이 떠올랐죠. 그래서 신문에 ‘블랙야크는 만리장성을 지킨다’고 실었습니다.”

“그랬더니 중국인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니들이 뭔데 만리장성을 지키냐며 화제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우리는 형제나라이니 같이 만리장성을 지키자고 제안했고, 블랙야크‘가’ 아닌 블랙야크‘도’ 만리장성을 지키자고 카피를 수정하며 중국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토씨하나만 바꿨는데 중국인의 마음을 사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쓰레기통을 천 개를 사서 만리장성 곳곳에 갖다놓으며 블랙야크의 이미지를 심었다”고 말했다.
 
또한 강 대표는 제주사람들의 1% 콤플렉스를 깰 것을 주문했다. ‘전국 1%’라는 환경을 결점이 아닌 긍정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지 물었다.

그는 “전세계 63억 인구 중 1천500만명 즉, 전세계 인구의 1%는 커녕 0.2%인 민족이 경제 사회 학문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바로 유태인”이라며 “1901년 노벨상이 탄생한 이후 전세계 노벨상 수상자는 23%다. 이중에서도 경제학상은 65%가 받았다. 미국사회에서 전체 변호사 15%가 유태인이다. 의사나 변호사 역사 15%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나아가 “제주도민은 57만 명이 아닌 300만 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도 바깥에 있는 재외도민이 63만 명이다 이들의 배우자, 자녀, 사위와 며느리까지도 ‘제주인’으로 보면 300만 명에 이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리 블랙야크 표적 고객이 120만 명이다. 이들이 가져다주는 수익이 한 해 6000억이 넘는다. 감귤이 남아돈다고, 무가 남아돈다고 밭에 묻어버리느냐. 고객이 이렇게나 많은데 팔 생각을 하지 않고 묻어버리느냐. 우리가 300만 명을 잘 관리한다면 앞으로 제주 발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1%의 한계를 가능성을 바꾸고 실현할 기회가 와 있다는 것이 강 대표의 생각이다. 충분히 기회가 가까이에 있는데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3일 JDC 대학생아카데미 다섯 번째 강사로 나선 강태선 대표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학생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업인이면서 ‘산악인’이기도 한 강태선. 그에게 산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게 한라산이 없었다면 벌써 죽은 목숨이었을 것. 산은 내게 교훈을 준 삶의 스승”이라고 말했다. 화가 나거나 회사일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마다 산에 오르며 답을 구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숨이 넘어가도록 힘들고 고통스러운 오르막을 넘어야지 정상에 서서 삶의 큰 그림을 보게 될 것”이라며 “사업도 마찬가지다. 어려움을 겪을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내리막으로 치닫지 않을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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