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법은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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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칼럼> 제도개선 차원의 제주특별법 개정의 전제조건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무총리실이 5단계 제도개선 차원에서 제주특별법 개정을 서두를 모양이다. 주된 개정사항으로는 제주특별법상 10개 분야 106개 권한사항을 추려서 내부적으로 정리하여 특별법 개정을 위한 의견조율을 위한 상호 기관간의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 제주특별법 제정의 뜻은 ‘행정의 효율성 보장’을 고려한 것이다.

제주특별법 제정은 균형적인 제주개발과 영속적인 제주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간(根幹)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물론 제주특별법 제정의 의미를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특별법에 특별히 정해져 있으면 그에 따라 뭐든지 가능하고, 보장되고, 지원된다.’는 이른바 형식적 법률만능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

더욱이 이 형식적 법률만능주의를 바로 제주특별자치도가 객관적이 아닌 주관적 관점에서 표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경계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제주특별법 제정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것 또한 지양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제주특별법은 단지 제주개발행정 주체의 존립근거이자 동시에 제주개발행정주체와 그 소속 구성원들에게 제주개발에 관한 법적 권한을 부여하고, 이들이 행하는 권한 수행을 규율하거나 조장하기 위한 법규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지역 공동체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에게 힘을 실어주어 제주개발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주특별자치도에 헌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를 제도개선 차원에서 다루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과도한 주장이며 자가당착(自家撞着)일 뿐만 아니라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말하자면 광역자치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는 다른 자치단체들과 마찬가지로 헌법과 그로부터 파생된 지방자치법에 의하여 그 존립이 보장된다. 제주특별법은 제주개발에 관한 한, 주로 조직과 행정권한을 위한 특례를 집대성한 법규범에 불과하다.

그래서 제도개선차원에서 제주특별법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제주개발과정에서 도민들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도민들의 권익증진과 복지확대를 위해서 힘을 합해 나가자는 구호’는 그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제주특별법은 제주도와 도민의 모든 것 즉, 도민의 생사화복을 보장해주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도깨비 방망이는 전혀 아니다.

2. 법 개정은 행정권한 강화와 개발사업자 이익만을 고려해서는 안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이후 역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들이 형식적 법률만능주의를 옹호하듯이 권한이양에 앞서서 자체 재원조달이나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뒷받침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소위 행정의 달인들의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등한시 하면서 자신들의 권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행태는 제주특별법이 누구를 위한 법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제주특별법의 최대수혜자는 제주도민이 아니라 제주개발주체와 제주에 투자자 또는 투기꾼들인 것이다.

이들은 수차례에 거쳐서 제주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이라는 명분을 내걸기도 했다. 이들은 상당수의 정부의 권한을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권한으로 이양하는 일련의 제주특별법 개정작업을 진두지휘하였다. 물론 역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이루어 놓은 자신의 권한을 확대 또는 확장하는 일련의 제주특별법 개정성과를 제주개발과 제주발전에 미친 유·불리 상황을 현시점에서 단편적으로 속단하는 것은 잘못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제주특별법 개정과정에서 호언장담했던 만큼 그 성과가 현재의 제주개발과 미래의 제주발전에 유리한 제도로 작용하거나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전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제주특별법이 행정의 권한행사와 개발사업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법이라고 본다면, 앞으로 계속되는 제주개발과정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막강한 권한행사나 개발사업자의 권리행사로 인하여 돌출될 수 있는 도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 권익침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측면에서의 권리구제를 강화하는 방안들을 제주특별법에 도입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제주특별법상 도민과 행정 또는 개발사업자와의 충돌가능성이 여기저기에 산재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말하자면 제주개발과정에서 도민에게는 짜증스럽고 성가시게 하는 부담 내지는 장애물로 비쳐질 수 있는 제주특별법 규정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행정의 권한확장 못지않게 도민의 권익 신장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의 당위성은 시대적 요구사항인 것이다.

3. 법 개정은 도민들이 법을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한권의 책 수준의 방대한 현행 제주특별법을 여러 개의 개별 법률로 쪼개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제주특별법 제정 이후 여러 차례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하여 이루어진 중앙권한의 이양, 제주특별법에서 인용되고 있는 중앙부처 소관법령의 제·개정 등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예측불허의 여건변화는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다.

어떻든 제주특별법 조문이 수시로 개·폐되어 왔고, 인용되는 다른 법령의 제정·개정 또는 폐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점을 간과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제주특별법체계가 너무 복잡해져 법 집행상의 오류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행 제주특별법은 여러 개의 법률로 나눌 필요성이 높다. 제주특별법이 다른 일반법과 달리 제주지역에만 한정해서 실험적으로 적용되는 내용이 많고, 여건 변화에 따라 수시로 조문의 개정 또는 폐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제주특별법을 법집행자인 제주특별자치도 구성원은 물론 일반 국민 또는 도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런 상황에서도 권한 확대만을 제도개선 과제로 선정하여 서두르는 모양새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제주개발 사업추진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알파와 오메가가 제주특별법에 묻어 있기 때문에 빨리 파내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련의 제주특별법개정과정에서 정부에 요구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읍소하여 도깨비 방망이 치면 모든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행정의 권한이 강화됨으로써 야기될 수도 있는 도민의 권익 침해 또는 제한문제를 전혀 감안하려 하지 않고 있다. 이미 제주특별법 제정 또는 개정으로 도민의 권익 침해 또는 제한으로 이어질 문제들이 제주특별법에 산재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4. 법 개정은 심사숙고하되,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선 제주개발주체들은 자신들에 의하여 연출되는 독백(獨白), 즉 제주특별법 개정은 제주개발을 위한 제도개선의 지름길이라는 약장수의 만병통치약 논리, 다시 말해 ‘제주개발 차원의 제주특별법 개정의 당위성’주장은 자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주장은 그간의 자초지종을 쉽게 분간하지 못하였거나 제주개발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상당수의 도민들을 호도하는 술책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한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는 분량의 복잡한 제도들로 꽉 차있는 제주특별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다수의 도민에게 제주특별법 개정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이든 행정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이 제주개발을 위하여 반드시 불가피한 경우라 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처리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졸속으로 처리되면 제주개발주체에 의한 제주개발주체만을 위한 탁상공론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련된 실패사례로는 예컨대 제주특별법 개정과정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제주재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보통교부세율 법정 3%유지 등을 들 수 있다.

제주개발주체들은 제주개발의 문제를 전적으로 제도의 문제로 보는 우매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의 불안전한 지방분권체제 하에서 정부가 지원하거나 주도하는 지역개발의 양상은 매우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정지역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 또는 관여의 정도는 지방자치관계법과 그에 내재된 제도의 범주를 벗어나 지방정부의 대 중앙정부에 대한 정치적·행정적 역량관계에 달려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명분과 법제도에 따라 지방분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전국을 균형개발하거나 또는 특정 지역개발을 우선 지원하거나 주도하는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직선거과정에서의 당선된 후보자의 공약의 실천 또는 정부에 의하여 새롭게 주창되는 지방개발전략을 가장 우선시 하는 관행이 고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전(前)정부에서 4개 시·군을 폐지하고 단일 광역자치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를 설치한 것이나, 현(現)정부에서 종전 창원과 마산, 진해 3개시를 하나로 하여 통합 창원시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것이 대표적 사례인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신중앙집권화전략 등에 따라 중앙정치권력 또는 중앙행정권력과의 친소관계(親疎關係)나 그 영향력 등을 우선 감안하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 전(全)광역자치단체를 지정하다시피 하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정책에서 보듯 특정 지역에 대한 중앙의 정치적ㆍ행정적 영향력 강화를 목적으로 정부가 특정 지역개발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거나 주도하려는 정책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문제가 뒤로 밀릴 수도 있음이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누구에든 형평성이 보장되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정부의 지원 또는 주도적인 역할행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경제자유구역지정을 위한 특별법에서도 제주특별법 이상의 특례 제도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5. 현 상황은 법 개정보다 새로운 대안 모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개발주체들이 서둘러야 할 것은 형식적 제도의 문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려 하기보다는 실제로 제주도지역 개발과 미래의 제주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간파하여 이를 찾아내는데 골몰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왜냐하면 현 제주특별법상 제도들을 적용하더라도 현상유지적인 제주개발 추진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 백승주(재경대정포럼회장)C&C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더욱이 현실적으로 중앙 정치권력 또는 행정 권력과의 잘 꾸며진 네트워크 역량이 잘 구비되지 않은 상황을 직시하여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강화된 권한과 정부의 꿀단지 보장으로 비쳐지는 선언적인 제주특별법상 관련조문들의 많고 적음에 연연하는 나약함에서 탈피하여야 할 것이다.

‘순풍에 돛단배가 수로를 순항하듯’ 권한들로 제주특별법을 도배하여야 제주지역개발의 미래가 잘 풀릴 것이라는 순수 무구한 발상은 이제는 자제되어야 한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일상적인 행정에 대한 권한행사에 능통한 행정달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힘 있는 지략가를 요구하고 있다. 백승주(재경대정포럼회장)C&C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제주의소리>

<백승주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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