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와 그 이후 삶 구체적으로 조명

   
작가의 특권은 자신만의 세계를 재창조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도 어디까지 그것은 재구성된 것이고 결국은 픽션이다. 소설이 끊임없이 대중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점은 그럴듯하게 꾸며진 또 다른 현실이라는 데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공지영의 ‘의자놀이’는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깨뜨린다. 실제 사건이나 현상에 대해 작가의 주관을 섞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르포르타주’라는 장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의자놀이’가 보여주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가공한 세계보다 더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와 그곳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 파괴된 가족들의 삶, 그리고 연이은 스물두명의 죽음. 이 모든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작가 공지영은 머리말에서 ‘어디까지나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글이었기에 숫자 하나의 표기에도 진땀이 흘렀다’고 회상한다.

우리가 막연하게 ‘파업’ 혹은 ‘무력 충돌’로만 기억하고 있는 쌍용차사태가 얼마나 많은 삶을 파괴시킨 재앙인지 이 책은 차근차근 알려준다. 특히 폭력진압 속에서의 일분일초와 파업 속 대치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는 부분은 독자로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세세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면 점을 인식하게 된다면 어떤 비극을 읽는 것보다도 강한 공포감을 느낄 지 모른다.

작가 공지영을 비롯해 본문 인용을 허락한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로 출간된 이 책의 수익금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전액 기부된다.

휴머니스트, 12,000원. <제주의소리>

<문준영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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