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작가 신상훈 제주 살릴 ‘Fun 경영’을 말하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뽀뽀뽀’,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세상만사’, ‘시사터치’ ,‘폭소클럽’ 당대 최고 인기프로그램을 만들어낸 주인공으로 개그맨 보다 더 웃긴 작가로 이름을 알린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신상훈(49)씨.

 

그가 2일 오후3시 제주시 웰컴센터에서 2012 세계 환경보전총회 ‘명사와 함께하는 강연콘서트’ 다섯 번째 강사로 나섰다.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회를 맡은 성악가 이승안씨가 “제주도에는 자주 오시느냐” 물었더니 신씨는 “일년에 열두 번 정도 오니 한 달에 한 번 정도 온다”고 답하며 ‘제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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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지금과 같은 ‘올레’ 열풍은 상상도 못했던 1983년부터 제주도를 드나들었다고 했다. 청년 시절 친구와 걸어서 제주도 일주에 도전하기도 했다고. 당시에는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주도를 드나들며 찍었던 영화로 청소년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을 정도란다.

신씨는 “처음 제주를 찾은 이후로 제주에 올 때마다 제주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버스를 타고 다닐 때 는 예쁘기만 한 제주도가 직접 걸어보니 쓰레기 투성이였던 것”이라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신씨는 “가장 많이 보이는 쓰레기가 3위는 커피캔, 2위 소주병, 1위는 생수병이다. 그 많은 쓰레기들을 나 혼자 주울 순 없어서 하루는 생수회사 홈페이지에 이 쓰레기들을 좀 치워주면 어떻겠냐고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신씨의 설명에 따르면 외국엔 아예 기업에서 도로를 입양하는 제도가 있다. 도로 구간별로 기업이 청소를 담당하는 제도다. 기업의 이름을 팻말로 달아놓고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청소를 한다는 것이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어 “보통 사람들은 여관에 가면 ‘조용한 방’ 달라고 한다. 나는 그 말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람이 방을 시끄럽게 쓰는 거지 방이 시끄러운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도 사람이 문제다. 최근에 일어난 올레길 사건도 사람이 무서워 못 오는 거다. 사람이 환경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처럼 신씨는 ‘사람’을 강조하며 제주도 사람들이 ‘제주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다. 7대자연경관 등 환경은 이미 충분하니 ‘사람’이 결국은 사람을 제주도로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그는 하와이를 예로 들었다. “하와이는 제주도와 기후나 풍경 등 많은 것이 비슷한데 다른 게 있다면 ‘사람’이다. 거기선 강도도 웃을 정도”라며  “여러분들도 이제부터는 웃으면서 살아야 한다. 제주도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이 많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씨가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해도 금방 실천하는 사람이 있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며 ‘웃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웃을 일이 있어 웃는 건 누구나 한다. 웃을 일이 없어도 웃는 사람은 웃을 일이 생긴다. 성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뻐하라, 범사에 기뻐하라. 기뻐할 일이 있어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뻐하면 기뻐할 일이 생기더라”고 강조했다.

그가 “여러분이 행복해지기 위해선 깔깔대고 웃어야 한다. 잘 안 웃는 애들 커서 의사 된다. 환자 얼굴도 안 보고서 차트만 들여다보고 툭툭 ‘암이네요’ 판정한다. 그런 의사들은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면서 포털사이트 지식검색에다 환자 증상이나 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때문에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 역시 ‘웃음’이라고 했다. 좋은 엄마 아빠, 그리고 좋은 사장이 되는 것도 ‘웃음’으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꾸중하며 가르쳐도 언젠간 부모에게 돌아오고, 웃음으로 가르쳐도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것이다. “나도 애를 키워보니 알겠다. 웃음으로 가르치면 물려준 것이 없어도 부모를 사랑으로 대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누구한테나 반갑게 맞아줘야 한다. 연습해야 한다. 그 연습은 가정에서 하는 것이다. 엄마아빠가 집에 들어가면 애들을 웃겨줘야 한다. 좋은 엄마 아빠, 좋은 사장님은 ‘웃겨주는’ 것만으로도 될 수 있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어 그는 ‘빨대’와 ‘깔때기’로 객석을 분류했다.

“앞줄에 앉은 사람들은 깔때기, 맨 뒷줄에 앉은 학생들은 빨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며 “비가와도 깔때기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차곡차곡 빗물을 모을 수 있는 반면 빨대 같은 사람은 백날 가도 물이 모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빨대도 얼마든지 깔때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빨대가 영어로 무엇인가. 스트로우(straw)다. 깔대기는 퍼널(funnel)이다. 빨대를 깔때기로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fun', 바로 재미, 웃음이다.”

이렇듯 ‘웃음’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고. 학교 다닐 적 꼴등을 면치 못했던 신씨가 이제는 어엿한 스타강사로 자리잡게 된 것도 웃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얼마 전에 대기업 강연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그 친구는 우리반에서 1등 하던 녀석이다. 공부라곤 요만큼도 안 했던 내가 이제는 그 친구에게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게 됐다. 이 모든 것이 ‘유머’ 덕분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열정과 재능 가운데에선 열정을 택해라. 재능 있었던 개그맨들 한 번 반짝하고 사라졌지만 열정이 있던 개그맨은 끝까지 남았다. 10년 간 꾸준하게 활동해온 유재석을 보라”며 “아침마다 이젠 웃고 시작하는 거다. 끝날 때는 끝낸다면 제주에서 제일 웃기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연을 맺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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