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번째 강사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

“하고 싶은 건 다 해봐라. 한 번 뿐인 삶,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한다면 나 자신을 하찮게 보는 것이다”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제주지역 청년들에게 건넨 조언이다.

그의 나이 스물 일곱. 대표라는 말 보다 학생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앳된 얼굴로 4일 오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 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섰다. 주제는 ‘변화는 나 자신이다’.

2010년 9월 창업한 ‘딜라이트’는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보청기를 30만원 안팎의 초저가로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대학생 몇 명이 머리 맞댄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2년이 지난 지금은 9개의 오프라인 지점에서 41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5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주목을 끌었다.

 

▲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김 대표는 “고등학생 때부터 쇼핑몰도 운영해봤고, 봉사와 NGO활동도 해봤다. 다른 나라의 친구들도 많이 만나러 다녔고 쓸데없는 공부도 많이 했다”며 “나는 내 삶이 너무 소중해서 탐색하는 시간이 길었다. 여러 시도를 해보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어떤 방법으로 실현해갈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운을 뗐다.

그의 나이 스물다섯에 사회적 기업을 차린 데는 이러한 시도에서 비롯됐다.

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번 돈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일 수는 없는지. 과연 기업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경영기법들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교 2학년,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 공부를 하다 만든 것이 지금의 ‘딜라이트’. 제품 구상에서 개발, 상용화까지 9개월이 걸렸다고. 오프라인숍인데도 금세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구성원 모두가 학생이라 수업이 없는 날에 업무를 몰아서 처리하다 결국 사업을 더 키워보기로 결심했다.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이 결국 창업에 이른 것.

 

▲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김 대표는 “페이스북(Facebook)도 마찬가지다. 대학생들끼리 장난삼아 하던 것이 이제는 전세계인이 즐겨 찾는 홈페이지가 됐다. 처음부터 무엇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우연한 기회에, 하다못해 과제를 하다가, 흥미가 생겨서 파보다가 무엇이 되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긴 걸 멈추느냐 더 파보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무엇을 이루겠다는 꿈 없이 단지 취업만이 ‘목표’인 또래 대학생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그는 “제주건 서울이건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선택이 막연하게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 주변에서 쉽게 하는 것들, 막연하게 좋아 보이는 것들이나 좋다고 평가되는 것들 즉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에 쏠리는 현상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20대 초반에 무얼 가지고 고민해야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보를 습득하려는 노력이 어쩌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한 번 사는 인생이고 자기라는 사람이 소중한데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탐색 엄밀히 따져보면 자기를 하찮게 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그는 처칠, 김구, 김옥균, 안철수를 예로 들며 ‘직업’은 목표가 아닌 수단이라고 했다. “우리는 안철수나 김구의 직업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않는다. 그들 자체를 기억할 뿐이다. 직업이 내 삶을 좌지우지를 할 만큼은 아니다.”

또한 그는 “시험을 어렵게 통과해서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그 다음 것들을 해나가야 한다. 결국 뭘 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며 “뭘 해도 힘들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낫다. 자기 뜻을 위해 일하게 되면 일을 할 수 있는 역량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객석에서 질문이 날아들었다. 한 학생은 “사업을 하며 두려움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를 물었다.

김 대표는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정 안 되면 취업을 하자고 생각을 했다. 그게 순서가 맞다고 생각을 한다. 나처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진 않지만 방법을 찾고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취업을 하는 준비보다 더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가 JDC대학생아카데미 첫 강연에 나섰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이어 그는 “어차피 두려움의 연속이다. 딜라이트를 시작하고 지금은 매출을 늘어났고 자리도 잡았지만 여전히 초조하고 불안하다. 어떤 상황이 와도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두렵더라도 이것을 할 것인지. 지금은 도저히 할 수 없으니 미뤄둘 것인지. 그것에 대해서 깊이, 많이, 수용할 수 있는 답을 찾길 바란다”고 조언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음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다세대 빌라를 매입을 해서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빌려주는 내용이다. “대학생들의 비용 지출 중에서 가장 큰 부담이 집세라고 한다. 집세 부담이 덜어지면 경제력이 낮아서 못하는 것들을 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