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꿈 멘토 김수영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JDC대학생아카데미 수강생들이 김수영씨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꿈을 적고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꿈 멘토 김수영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JDC대학생아카데미 수강생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 꿈 멘토 김수영

“꿈을 현실에 맞춰 쓰지 말고 꿈에 현실을 맞춰라. 그 꿈을 포기 하지 말고 그릇을 넓혀라. 깨지고 아프고 힘든 순간을 넘겨야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된다”

실업계 고교 최초로 골든벨을 화제를 모았던 꿈 멘토 김수영씨가 11일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대학생아카데미 강단에 섰다. 김씨는 ‘Life is [  ]’이라는 주제로 80분 간 강연을 진행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꿈 멘토 김수영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김씨는 “흔히 말하는 일진 출신. 술 담배도 했고 폭주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전 세계를 달리고 있는 83개의 꿈꾸는 유목민 김수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영국 지사에서 일을 하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전 세계를 다니며 다큐를 만들기도 했다. 블로거이기도 하고, 요가 강사이기도 하고,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인도에서 영화 두 편을 찍은 여배우”라고 소개를 덧붙였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명문대에 진학하고, 억대 연봉을 주는 세계적인 기업을 그만두고 꿈 멘토로 활약하기까지.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김씨는 대뜸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중에 화장실 없는 집에 사시는 분 계신가요?”

김씨는 “나는 부엌도 화장실도 없는 집에서 컸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잘 안돼서 도망치듯 여수로 갔다. 마을회관 방 하나에 여섯 가족이 지냈다. 비포장도로를 두 시간씩 버스 타고 다녔다. 돈이 없어 준비물도 사지 못했다. 어린 나이에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고 어릴 적을 떠올렸다.

불우한 가정환경은 사춘기에 접어들며 탈선으로 이어졌다. 존재감을 찾고 싶어 눈에 띄는 행동을 했더니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혔다. 술, 담배, 폭주, 패싸움을 일삼으며 점점 더 삐뚤어졌다. 중학교도 결국 그만둬야 했다.

“신문을 보다 충격을 받았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고  있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갖게 된 꿈이 생겨 대학교에 가겠다고 말 하자 ‘니가 대학가면 손에 장을 지진다, 개교 이래로 4년제 간 사람이 없다, 부모님도 공장에 취직해서 시집이나 가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기자’ 그녀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갖게 된 꿈이었다. 그때까지 뭘 이뤄본 적이 없었다. 막상 공부를 하려니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막막했다. 남들이 버린 문제집 주워가며 악착같이 공부하길 2년 1학년 땐 400점 만점에 110점을 받았지만 입시에선 375점을 받아 연세대에 합격하게 됐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꿈 멘토 김수영씨.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대학교에 가서 일간지 인터넷 기자로 활동하면서 그토록 그려오던 꿈을 이뤘다. 상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또 다른 고민에 부딪히게 됐다.

김씨는 “꿈을 이루고 나니 다음엔 뭘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 여러분 나이에 별별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과외, 번역, 속기, 모니터요원, 인터넷 강의 등등. 배낭여행도 다니고 교환 학생도 갔다. 세계를 무대로 살아야 겠다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수강생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그러나 뭐부터 해야 할지 다시 막막함이 밀려들었다. 그러던 차에 취업 시즌을 맞게 됐다. “국내외 50개 회사를 썼는데 다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쓴 곳이 골드만삭스였다. 정작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돈 많이 준다는 이야기만 듣고 회사에 들어갔다”며 “제 적성에 너무 안 맞는 거다. 모니터를 보면서 수천억이 오가지만 관심 밖이고 태국에 있을 때 캄보디아에 있을 때만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때 신입사원 신체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 한 번 뿐인 인생 제대로 살아보자며 회사를 그만 뒀다. 김씨는 “꿈을 다 써본 게 73개였다. 그것의 첫 번째가 1/3은 한국에 살았으니 나머지는 세계를 다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쓸 때만 해도 내가 생각해도 황당한 꿈들이었다. 남미에서 살사를 배우고, 마라톤도 뛰고, 킬리만자로에 오르고, 인도 영화 출연하고, 서른 살 되기 전에 부모님 집 사드렸다. 돌이켜보면 그렇다. 직업 진로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황당한 것이어도 다 썼다. 도전해보니 별 거 아닌 것도 많았다.”

그녀는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방향이 없었을 때는 반항하며 살았다. 꿈이 생기고 나니 꿈이 점점 나아져서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멋진 삶을 살 수 있었다. 꿈은 자꾸 바뀌었지만 그것들이 있어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 JDC대학생아카데미 수강생들이 김수영씨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꿈을 적고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이어 그녀가 학생들에게 미리 나눠준 종이에 ‘꿈’을 쓰라고 시켰다. 그리고 그 꿈을 자꾸 소문내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없던 기회도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인도 영화에 출연하는 꿈을 이룬 것도 인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무작정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다녀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여러분에게 화두를 하나 던지고 싶다”며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책이라고 생각하면 지구에 70억 권의 책이 있다. 어떤 책들은 두고두고 명작으로 꼽히기도 하며 어떤 책들은 졸작, 쓰레기가 되기도 한다.”

“이 순간이 글로 쓰인다 생각 해봐라. 처음부터 좋은 책으로 쓰여서 무난하지만 명작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다. 가진 것 없고 별 볼일 없고 시련과 불행이 닥쳤는데 이래서 이거밖에 안 된다고 변명하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언젠간 명작이 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맺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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