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선, 김종민이 새로 펴낸 그림책 <워낭소리>.
저자 허영선.

제주출신 허영선 작가, 원작 바탕에 새 옷 입혀 '감동 잔잔'

▲ 허영선, 김종민이 새로 펴낸 그림책 <워낭소리>.
그림책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일까? 이번에 새로 출간된 <워낭소리>를 본다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4년 전 한국 독립영화사를 새롭게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많은 중장년층의 관심 속에 감동몰이를 해온 <워낭소리>가 그림책으로 새로 태어났다.

기본적인 이야기 배경은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작가는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조금씩 색다른 요소를 가미했다. 

이 책은 들뜬 즐거움을 주거나 막연한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할아버지와 방울이의 평범한 우정, 농촌의 흔한 일상, 그리고 마지막 코끝이 찡해지는 작은 슬픔도 선사한다. 그렇다고 해서 작위적이거나 무작정 슬픈 것만은 아니다. 어떤 감정이나 표현의 과잉 없이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 저자 허영선.

강한 원색대신 스케치에 가까운 은은한 파스텔 톤을 사용한 그림도 이런 면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 책의 작가인 허영선은 본래 <제주 4·3>과 같이 제주의 역사와 사회를 다룬 날카로운 글을 주로 쓰는 저널리스트. 때문에 전작인 그림책 <바람을 품은 섬 제주도>로부터 이어진 변신이 다소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 속에서는 예전부터 동심의 세계를 동경하는 마음이 있었고 스스로도 그림책을 종종 읽는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과 관련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쓰는 동안 스스로가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면서 “복잡하고 바쁜 세상에서 사람들이 이 그림책에 한 번 풍덩 빠져들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집필과정에서 겪은 따뜻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작품. 특히 부모가 따뜻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직접 읽어주기엔 더 없이 좋은 동화책으로 보인다.

저자인 허영선은 제주에서 태어나 제민일보 편집부국장을 지냈으며 시집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 산문집 <섬, 기억의 바람>, 역사책 <제주 4·3> 등을 집필했다.

파란자전거, 1만1000원. <제주의소리>

<문준영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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