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2005제주 노인채용박람회'…노인 3000여명 구직활동

▲ 2005제주 노인취업박람회가 28일 제주시종합경기장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제주의소리
"일하는 노인은 아름답고 행복하다!"

인구의 고령화 비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의 활동 가능한 노인들을 위한 취업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28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제주도·제주시니어클럽·제주도노인복지회관이 주관한 '2005 제주 노인취업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도내 83개 업체가 670여개의 일자리를 노인들에게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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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서는 처음 열린 노인취업박람회에는 일자리를 찾는 노인들이 대거 참여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느라 부지런을 떨었다.

칠순의 나이에도 노인대학, 자원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안영순 할머니.

"이제야 자식들도 다 장성했고 굳이 일할 필요는 없겠다 생각하겠지만 몸도 성하고 능력도 되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안 할머니의 경력은 실로 화려하다. 경찰관, 전매청 직원, 보험설계사 등등. 15년간의 보험설계사 생활을 그만둔 것은 지난 1997년. 자식들이 모두 장성했지만 안 할머니는 쉬고 싶지 않았다.

▲ 안영순 할머니는 자신이 취업을 희망하는 일자리에 동그라미를 그려놓았다.ⓒ제주의소리
끊임없이 뭔가를 배우고 일을 해나감으로써 살아있는 즐거움을 느낀다는 안 할머니. 그후 노인대학을 다니며 컴퓨터를 배우고 건강관리사, 간병도우미, 베이비시터 과정을 수료하는가 하면 교통안내 자원봉사, 공공근로 등 여느 젊은이보다도 더 열심히 지내왔다.

안 할머니는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온 노인들이 많지만 정작 사회에서는 우리들에게 설 자리, 일할 기회를 주는 것에 인색하다"며 "다 잘할 수야 없지만 분명 어떤 부분에서는 젊은 사람들보다 노인들이 더욱 실력발휘 할 수 있는 분명히 일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업체의 구인정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제주의소리
지난해 정년퇴임을 했다는 한 할아버지는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정년퇴임의 나이가 너무 낮은 것 같다"며 "욕심 같아서는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에 나온 것도 대부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구인정보를 보니 노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업체들도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이력서를 대필 작성하고 있는 노인들.ⓒ제주의소리
박람회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노인들에게 정보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노인채용박람회는 좋은 행사인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행사마련에 앞서 노인들에 대한 꾸준한 정보제공이나 교육 등을 통해 일할 수 있는 노인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치단체에서는 평소에도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노인들을 상대로  일정 교육을 실시하는 등 노인들이 끊임없이 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두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이 갖고 있는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업체 알선 및 선정 등의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3000여명이 노인들이 참여해 구직활동을 벌이는 한편 주최측에서 마련한 건강관리 체험, 노래자랑, 경품추첨 등의 행사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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