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혜경 제주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이 펴낸 '제주민요를 지킨 명창들'. ⓒ제주의소리

민요는 조약돌과 같다. 오랜 세월 여러 사람들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면서 둥글어져 왔다. 민요를 만들고 부를 수 있는 계층 역시 전문 가객이 아닌 대중이었다.

때문에 ‘제주민요’는 제주민의 삶의 정서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제주어의 저장고나 다름없다. 노동에, 의식에, 때로는 유희에 곁들였던 민요는 척박한 섬 땅을 일구는 삶의 촉매로 작용했다.

기계문명의 발달과 시대가 변하면서 노동, 의식, 유희 기능이 사라졌다. 최근엔 해녀노래 등 일부 종목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유자들에 의해 보존되고 있다고 하지만 지속적인 전승과 존속여부도 알 수 없다.

이 가운데 제주발전연구원 좌혜경 전문연구원이 <제주민요를 지킨 명창들>을 펴냈다.

이 책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KCTV제주방송 ‘제주민요산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확보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며 이미 세상을 뜨신 명창들도 여럿. 더 늦기 전에 ‘빚 갚아야 겠다’는 생각에 자료를 모아 책으로 묶었다고 좌 박사는 설명했다.

책은 오늘날에도 민요를 놓지 않은 지역의 명창들에 초점을 맞췄다. 크게 노동요, 의식요, 창민요, 동요로 나눠 명창들을 소개한다. 민요 가사에 담긴 옛 생활상을 살폈을 뿐만 아니라 명창들이 어떻게 민요를 익혔는지 개개인 특성에도 주목했다.

책 말미에는 ‘제주민요 가창자론’이 부록으로 붙었다. 기능 구분과 전승양상, 가창자의 특성, 개인별 가창자의 학습과 전승 등이 다뤄졌다.

이 책은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총서 다섯 번째 책으로 발간됐다.

좌 전문연구원은 중앙대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해녀박물관, 제주도 문화재 위원을 거쳐 현재 해녀문화전승보존위원회 위원, 제주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민속원. 346쪽. 3만원.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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