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마라톤 D-5] 세계최초 극한마라톤 장애인 그랜드슬러머
송경태 홍보대사, “제주서 열리는 기부 레이스, 모든 소외이웃 위해… ”
  

 

▲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홍보대사이자, 장애인 세계 최초 '극한 사막 마라톤대회 그랜드슬러머' 송경태(51. 사진 왼쪽, 1급 시각장애인)씨가 28일 열리는 제5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나눔 레이스에 참여한다. 송경태 씨는 레이스 도우미 송기석 씨(사진 오른쪽)와 이번 대회에 동행한다. 사진은 지난달 미국 애틀란타 마라톤대회 레이스 모습. 사진 = KBS제공 ⓒ제주의소리

 

▲ 지난달 미국 애틀란타 마라톤대회를 완주한 송경태 씨와 송기석 씨의 레이스 모습. 사진 = KBS제공 ⓒ제주의소리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극한 사막 마라톤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송경태(51. 1급 시각장애인)씨가 이번 주말, 제주에서 아름다운 레이스를 펼친다.

‘기부와 나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홍보대사인 그가 오는 28일 제주 김녕~종달해안도로에서 열리는 제5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지난 달 미국 그랜드캐니언 마라톤대회(종주거리 271㎞)에 출전해 완주 테이프를 끊은 지 한 달 만에 다시 제주에서 ‘기부와 나눔’ 레이스에 동행한다.

 

▲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홍보대사 송경태(51. 1급 시각장애인)씨.  ⓒ제주의소리

시각장애 1급인 송 씨는 현재 전북 시각장애인도서관장을 맡고 있고, 전주시의회 시의원도 지냈다. 지난 2008년 제1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때부터 대회 홍보대사를 맡아 ‘기부와 나눔’ 바이러스 확산에도 동행하고 있다.

20대 군 복무 시절, 훈련도중 예기치 않은 수류탄 폭발 사고로 실명한 송경태 씨는 지난달 23∼29일 미국 라스베거스와 유타·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열린 그랜드캐니언 마라톤대회(종주거리 271㎞)에 출전해 완주 테이프를 끊었다. 기록은 77시간 26분 2초.

이미 송경태 씨는 지난 2005년 9월, 6박7일간 사하라사막에서 250㎞ 지옥 레이스에 도전하면서 극한 마라톤을 시작했다. 사하라사막 레이스 이후에도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 아프리카의 나미브사막, 칠레의 아타카마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다.

그는 특히 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사막을 완주한 사람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남극대륙 250Km 레이스까지 마친 어드벤처 레이스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이다.

그러나 세계 4대 극한마라톤을 모두 완주한 장애인 최초 그랜드슬래머이지만, 지난 달 그랜드캐니언 마라톤대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사막뿐 아니라 숲길, 자갈밭길, 협곡지대와 절벽이 기다리고 있고,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날씨도 추워지는 험난한 코스였기 때문이다.

 

▲ 지난 2008년 남극마라톤대회에 참여해 지옥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송경태 씨(왼쪽).  ⓒ제주의소리

송경태 씨는 이번 제5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레이스 도우미인 송기석(47.외국계회사 임원)씨와 함께 달린다. 송기석 씨는 그랜드캐니언 마라톤대회에서도 송경태 씨의 레이스 도우미를 맡아 함께 완주한 의리의 사나이다. 5년 전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에서 첫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이다.

송경태 아름다운마라톤 홍보대사는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기부와 나눔을 위해 달리는 제주국제아름다운마라톤 대회에 다시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마음의 고향인 제주에서 열리는 제1회 때부터 대회 참가는 물론 홍보대사를 맡아온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많은 분들과 함께 달리며 지구촌 소외이웃들을 위한 나눔행렬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KBS 제1TV ‘인간극장’도 지난 2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5부작 ‘그랜드캐니언의 두 남자’(오전 7시50분)를 통해 송경태·송기석 씨의 미국 그랜드캐년 마라톤대회 완주기를 방송하고 있다.

그랜드캐년 마라톤대회는 사막뿐 아니라 숲길, 개천 횡단, 자갈밭 길, 협곡지대, 그리고 절벽까지. 게다가 기존 대회와는 달리 구간마다 제한 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실격 처리가 되므로 한 몸처럼 달려야 했던, 두 사람 모두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루 12시간의 강행군. 참가한 선수 중 반 이상이 중도 포기한 대회. 그러나 두 남자는 70㎞를 밤새워 걷는 ‘죽음의 롱데이’도 무사히 끝냈다. 특히 송경태 씨는 그랜드캐년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로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에게 ‘삶의 희망’을 드리고 싶어 출전했으니 레이스를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진한 감동이 밀려온다. 

군 복무시절인 스물두 살, 꽃다운 나이에 수류탄 사고로 빛을 잃은 송경태. 그의 생이 끝나는 날까지 기나긴 암흑 속으로의 시작이었지만 그는 좌절 않고 다시 일어섰다. 더욱 치열한 삶으로 더 큰 빛을 발했다. 제5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아름다운 사람’ 송경태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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