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풀 것을 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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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영 칼럼] 특별법 의료분야 규제완화, 해도 너무한다.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입법예고안이 발표되었다. 도민 사회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 중에서 최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영리병원 설립 허용 조항이다. 이 문제는 입법예고 전날 까지도 정부 부처 간에 합의가 되지 않아 막판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기도 했다.

영리병원 문제는 이미 전국적 쟁점사항

양극화해소국민연대, 참여연대, 전국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 등 전국 시민사회 단체가 특별법 영리병원 허용을 강력히 반대하였다. 그리고 대한병원협회의 입장발표에 이어 지방대학병원협회, 제주도병원회가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여 그동안 공개적인 입장을 유보하던 의료계까지 가세하면서 입법예고 기간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 병원회는 ‘현시점에서 의료개방 및 영리법인화는 도내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위험이 높다’며 국내외 영리법인 전체를 반대했다.

국내 영리병원 허용을 위해 외국병원 유치 사실상 포기
  
그동안 특별자치도 공대위를 포함한 제주도 시민사회단체는 영리병원이 의료를 자본의 돈벌이로 전락시켜 도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기에 이의 철회를 제주도와 정부에 요구하여 왔다. 그러나 실제 입법예고안은 국내외 영리병원 설립을 모두 허용하고 있다. 단, 영리병원과 함께 핵심 독소조항으로 지목되던 건강보험 적용을 유지시켜 비판의 예봉을 교묘히 비켜가고 있는 듯하다.   

외국병원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유치를 포기하는 것이며, 국내 영리병원허용을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내 영리병원에 건강보험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영리병원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병원을 운영하고 그 수익을 배당하는 영리병원은 단기적인 고수익을 위한 고가 의료서비스에 집중하여 도내 의료계의 경쟁을 주도할 것이다.

영리병원, 결코 의료의 질을 높여주지 않아

많은 도민들이 영리병원이 들어서면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르면 제주도에 들어올 국내 영리병원의 규모는 기존 도내 민간의료기관과 비슷한 규모인 2~300병상이 최대치라고 한다. 이정도의 규모로는 의료의 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수가 없다. 다만 호텔같이 화려한 병원시설, 편리한 서비스제공을 통해 비싼 진료비를 내는 의료의 고급화전략을 통하여 기존 의료기관과의 차별화를 꾀할 것이다.

영리병원이 제도화된 미국의 경우 ‘중증노인 환자의 사망률이 비영리수련병원에 비해 영리병원에서 26%나 높다’는 공식 통계까지 나오고 있다. 병원운영에서 나오는 수익을 재투자하기 어려운 영리병원의 본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결과이다.

환자의 소개, 알선 허용, 규제완화 해도 너무한다.

특히나 입법예고안 제190조 1항을 보면, ‘환자를 소개, 알선하는 행위를 할수 있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의료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행위이다. 종종 신문 사회면에 ‘비의료인에게 고용되어 브로커들이 알선하는 사고 환자를 소개받고 커미션을 챙겨주는 비양심적 의료인’에 대한  기사를 볼 수 있다. 의료를 돈벌이 대상으로  이용한 대표적 사례로 아주 강도 높은 사회의 비난과 처벌이 가해진다. 특별법은 이런 모든 행위를 합법화 해주자고 하고 있다.

이대로 라면 특정 병원에 환자를 알선, 소개를 전문으로 하는 합법적 직업이 등장할 판이다. 또 다른 예로 폭증하는 진료비로 인해 민간의료보험이 활성화되면 자기 보험사에 가입한 환자를 특정 병원(네트워크 병원)으로 알선, 소개하여 몰아주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는 단지 가상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의료기관 간의 치열한 환자 유치 경쟁, 의료 브로커의 양산, 의료질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누가 이런 입법안을 만들고 있는가

영리병원의 수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규제도 개의치 않고 풀려고 하는 입법안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풀 만한 것을 풀어야 할 것 아닌가. 누가 이런 입법안을 만들고 있는가. 규제완화의 기준은 도데체 무엇인가. 주민 건강인가, 영리병원의 수익의 최대한 보장인가.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정부와 제주도에 진정 묻고 싶은 질문이다.<제주의소리>

<허진영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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