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환경스페셜, '제주교래곶의 위기' 방영

대규모 리조트단지 개발로 훼손 위기에 처해 있는 교래곶자왈, 이 지역의 개발문제와 생태적 가치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특집 다큐가 오는 9일(수) 밤 10시 KBS1TV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된다.

'KBS환경스페셜 - 제주교래곶의 위기'(강민부 연출).

KBS제주방송총국 환경스페셜 특별제작팀은 지난 7월말부터 3개월 반에 걸쳐 교래곶자왈지역의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상에는 보이지 않았던 각종 희귀 동·식물인 애기뿔소똥구리, 비바리뱀는 물론, 천연기념물인 팔색조, 삼광조, 독수리 등 맹금류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환경영향평가서가 얼마나 부실하게 작성됐는지 프로그램을 통해 생생하게 고발한다.

제작과정 중에 발견한 '애기뿔소똥구리'는 이미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켜, 급기야는 이재용 환경부장관이 지난 6일 현장을 방문하고 국회에서도 다뤄지는 등 전국적 환경사안으로 발전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신비한 생명의 숲, 곶자왈', ' 교래곶의 위기', '마지막 남은 생태계의 개발, 이대로 좋은가'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 '신비한 생명의 숲, 곶자왈'

우선 '신비한 생명의 숲, 곶자왈'에서는 '화산 활동과 곶자왈의 생성의 비밀'을 다룬다. 한라산 중산간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곶자왈이 화산섬 제주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지형의 용암지대로 생태환경이 수려함은 물론 생명을 키워내는 숲으로 제주의 허파라 불린다는 사실과 함께, 토양층이 얇은 용암지대에 숲이 생성되는 원리를 조망한다.

이어 제작진은 곶자왈이 '한반도 최대의 양치식물 전시장'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곶자왈 지대의 온도와 습도는 외부와 차이가 큰 까닭에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것, 암벽 위에 떨어진 종자가 습도의 영향으로 발아 최적의 조건을 갖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40년 이상의 장년림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지하수 함양은 물론, 보온. 보습효과를 일으켜 열대식물이 북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식물이 남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임을 강조한다.

또한 한국 양치 식물종의 80%가 서식하고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며 희귀 양치류와 보호종인 으름난초 군락지가 발견되기도 했으며 가시딸기, 붓순나무 등 희귀종의 보고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교래곶의 위기'

이어 제작진은 이러한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는 교래곶의 개발이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묻는다.

프로그램에는 "제주 교래곶은 수려한 경관적 가치와 저렴한 땅값으로 개발 사업자가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골프장과 대규모 위락시설 및 개발사업의 전면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밝힌다. 또한 현재 한라산 리조트 개발 사업으로 환경영향 평가가 진행중이며, 이 관문이 통과되는 올 12월이면 이곳이 파헤쳐질 위기에 놓여 있다는 사실과 함께 환경 단체들은 물론 도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어 제작진은 '교래곶은 도민의 땅으로 남아야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교래곶이 펜스가 처지고 거대자본주에게 예속될 것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발로 인한 '숲의 고립'은 '생태축의 단절'을 가져와, 귀중한 동식물들이 사라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교래곶은 숲과 초지가 어우러져 노루 200여 마리가 먹이를 구하고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애기뿔소똥구리와 비바리뱀이 서식하는 초자연적 생태공간이며,천연기념물 팔색조와 삼광조, 독수리 등 맹금류 등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중요한 다리임에도 이 곳이 개발된다면 생태축의 단절과 고립이 불가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 '마지막 남은 생태계의 개발, 이대로 좋은가'

이러한 위험은 이곳이 이미 남조로, 동부관광도로, 비자림로 등의 도로와 돌문화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제작진은 주장한다.

끝으로 제작진은 사업자가 제시하는 '친환경 개발 주장'의 허구도 고발하고 있다.

곶자왈 지역 개발 사업자들은 희귀식물과 숲 지대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제주에서 운영, 혹은 개발 계획중인 골프장은 모두 40개, 하지만 곶자왈 지역에 개발되어 있는 골프장들은 대부분 예전에는 공동체의 소중한 삶의 터였던 곶자왈과 중산간 일대의 천연 초지를 훼손하고 산림을 베어 개발된 것들이라고 제작진은 진단한다.
 
이와 더불어 환경스페셜은, "초자연적인 야생의 보고가 훼손되어 곶자왈의 동물들이 떠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 그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인위적인 사파리 공원을 설치하는 반자연적인 코미디를 두고 봐야 할 것인가. 세계적으로 희귀하며 학술 연구 및 보존가치가 높은 제주 교래 곶자왈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강조하며 끝을 맺고 있다.

이렇듯 이 환경다큐는, 용암대지위에 자리잡은 숲의 생명력 곶자왈, 화산섬 제주에만 존재하는 생명력 넘치는 바다숲. 이곳마저 개발된다면 제주의 그 어떤 지역도 개발 못할 곳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함께 곶자왈 훼손의 심각성을 고려하고 제주 곶자왈의 보존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환경과 곶자왈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물론, 개발업자와 제주도, 환경부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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