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카르마의 비'. ⓒ제주의소리

 

▲ 김석교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카르마의 비'. ⓒ제주의소리

3년 만이다. 시인 김석교가 63편의 시를 엮은 세 번째 시집 <카르마의 비>를 세상 밖에 내어 놓았다.

나기철 시인이 그의 새 시집을 가리켜 “첫 시집 후 십년 만에 시집을 낸 시인이 삼 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을 낸다. 그간 할 얘기가 많았던 모양”이라고 한 것처럼 지난 두 권의 시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띤다.

삶 어귀에 시선을 두고 잊히거나 묵인됐던 것들을 시로 옮겨왔던 그는 이번 시집에선 삶과 죽음, 관계 등 내 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년의 팍팍한 삶을 견뎌오며 우리가 한갓 먼지임을 체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말’에서 그는 “전생은 내 알 바 아니로되 현생의 죄는 숨길 수가 없다. 그래서 가냘프게 속죄의 시업을 붙들고 있지만 죄는 쌓여만 간다. 나의 카르마가 버거운 탓”이라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그러나 체념은 결코 아니다. 첫 시인 ‘가지 못한 길’에서는 ‘너무 오래되면 그리움은 호흡이 되고/너무 오래되면 기다림은 발길이 된다/바람 속 먼지로 날리기 전/가야 할 길이 있다’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홍기돈 문학평론가는 “그의 시 ‘가지 못한 길’이 여전히 자신 앞에 놓여있음을 천명해 놓은 것인가. 이후 김 시인의 새로운 시편들은 아마도 그 길 위에 펼쳐지기 시작하지 않을까”라고 평했다.

제주 성산포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199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넋 달래려다 그대는 넋 놓고>, <봄날 아침부터 가을 오후까지>와 <카르마의 비> 세 권의 시집을 냈다. 제주작가회의, 한국작가회의,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심지. 7천원.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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