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멸 감독의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II> 해외 배급용 포스터. ⓒ제주의소리

60여년 전 제주 섬의 상처를 훑은 영화 ‘지슬’이 미국에 이어 유럽 스크린에 오른다.
 
제작사 자파리 필름은 오멸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II>이 내년 1월 말에 열리는 42회 네덜란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스펙트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 부문 진출 소식을 알린데 이어 유럽의 선댄스라 불리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 오멸 감독의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II> 해외 배급용 포스터. ⓒ제주의소리

<지슬>은 1948년 11월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소개령으로 시작된다.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해있던 마을 주민 수십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신위’ ‘신묘’ ‘음복’ ‘소지’ 네 개의 제차로 짜여있다. 제주 섬 땅의 굴곡진 역사를 흑백필름으로 훝는다. 한 편의 영상시를 보는 듯 영상미와 몰입을 돕는 음악까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오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제주4.3에 희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던 만큼 4·3의 통증을 드러내는 작업보다는 평범한 일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기 드문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지슬>은 최근 열린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특별상영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4.3의 대중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번 미국과 유럽 영화제 진출 소식으로 그토록 바랐던 ‘국제화’ 가능성에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슬>을 점찍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스펙트럼 부문은 주목할 만한 경력이 있는 감독의 작품을 선정해 세계 영화인들에게 소개하는 비경쟁부문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더 마스터>,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신작 <미 앤드 유> 등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과 나란히 내걸리게 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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