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조건 놓고 새누리-민주당 싸움 속 기재부는 공사중단 뜻에 방점

▲ 장하나 의원
제주해군기지 예산안 부대조건을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는 가운데 정작 기획재정부는 해군기지 예산 2009억원 중 1분기에 162억원만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에서 새해예산안을 최종 합의하면서 제주해군기지 예산과 관련해 2009억원의 예산을 원안대로 승인하는 대신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톤급 크루즈선박 입항 가능성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보수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3개항의 부대의견을 달고, 이를 70일 이내에 조속히 이행해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기로 합의했다.

예산이 통과한 지 채 하루도 안돼 해군은 국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에서 70일 동안 예산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공사 중단을 의미한다"며 "그런데도 사업단이 편의대로 해석해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통과시킨 내용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명백한 국회 무시,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양당 원내대표가 서명하고 통과시킨 내용은 관계당국에 3가지 조건에 대해 철저히 이행하도록 준비하고, 올해 예산은 70일 이후 집행한다는 것"이라고 여야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또 "합의문에는 건설을 중단한다는 내용은 한마디도 없다. 공사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국회에 보고한 후에 새해 예산을 준다는 것이지 그동안 집행된 예산에 대해서는 국회가 가타부타할 수 없다. 공사비가 남았으면 그 돈으로 공사를 할 수 있다"며 해군의 공사 강행을 두둔했다

해군기지 예산안 부대조건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서로 다른 해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예산을 편성하고 배정하는 기획재정부는 국회의 부대의견대로 1분기 예산을 169억원만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것.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기재부는 1분기 예산을 2009억 중 162억만 배정했다"며 "배정 이유는 공사중지 기간 70일 제외하고 20일 동안 사용할 예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기재부의 예산 배정에 국방부가 반발하고 있다"며 "현재 기재부와 국방부는 차관급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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