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지분 17.42% 매입 위해 캠코와 협의...관광공사 "제주도와 부영 의도 뭘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을 건설하고 있는 부영이 한국관광공사가 보유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주식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제주컨벤션센터는 매년 적자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 주식을 사려는 기업이나 개인이 없는 상태로 부영이 왜 주식을 매입하려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관광공사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따르면 부영그룹이 컨벤션센터 주식 17%를 매입하기 위해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발행 주식규모는 3332만주. 이 중 제주도가 57%인 1900만주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이어 한국관광공사가 17.42%(580만주)를 보유 2대 주주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기업 선진화 명목으로 한국관광공사는 ICC제주 지분매각을 시도해 왔다. 지난 2009년 12월 처음으로 감정평가액 233억원에 팔 계획이었지만 유찰됐다.

지난해까지 6차례 관광공사는 ICC제주 주식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되면서 매각 입찰가는 14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부터 부영그룹이 관광공사 지분 17.42%를 매입하기 위해 캠코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부영은 지난해 초 재일동포가 갖고 있던 주식 114만주(3%)를 발행 당시 가격인 액면가 5000원 수준인 58억원 상당을 매입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부영의 매입은 ICC제주 앵커호텔 사업권을 따내면서 제주도에 부조형식으로 한 것이었다.

관광공사 소유의 주식까지 매입하게 되면 부영은 ICC제주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문제는 140억원을 투입해 주식을 매입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데 있다.

ICC제주는 2011년까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일동포도 주식을 내다팔려고 했고, 수차례 입찰에도 계속 낙찰되는 상황에서 왜 부영에서 ICC제주 주식을 매입하려는 지 의문이 되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부영이 그룹차원에서 컨벤션센터 주식 매입을 위해 캠코와 협의하고 있다"며 "부영 실무자들은 '(이중근) 회장님이 사라'고 지시했다는 말은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와 부영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새정부가 들어서면 공기업 선진화도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영그룹 홍보실은 "제주컨벤션센터 주식 매입을 위해 캠코와 협의단계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그런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내용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